이승열 서울노원경찰서장이 2013년 경찰청 미래기획계에서 근무할 시절 새롭게 바꾼 포돌이 마스코트 사이에 서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 서장은 2013년부터 4년간 경찰청에서 미래기획계장을 맡았다. 부임 첫 해에 국가기관별 R&D(연구개발) 예산을 다룬 기사를 봤다. 여러 기관이 한정된 예산을 나누고 있었다. 원그래프 안에 수많은 기관의 이름이 있었다. 경찰청 순위를 알아보려고 상위권부터 훑어 내려갔다. 경찰 조직 구성원이 많은 만큼 예산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방청과 해양경찰청도 그래프에 있었지만 경찰청은 보이지 않았다. '뭐가 잘못됐나' 부정하고 싶은 현실이었다.
소방, 해경 있는데…경찰만 안 했던 '연구개발'
이승열 서장이 챗GPT에 '미래 경찰은 어떤 모습이냐'고 질문을 적은 뒤 나온 답변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미루 기자
그 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경찰법)에 '치안에 필요한 연구개발의 지원' 조항을 추가하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고 경찰도 2014년도 국가 연구·개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현안에 매몰되지 말고 10년 뒤 미래를 대비하자는 것이 신념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맡았던 미래기획계는 2024년 현재 미래치안정책국으로 확대됐다. 6개 과와 그 아래 14개 계를 갖춘 조직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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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서울노원경찰서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난 5월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진행된 '과학치안꿈누리단' 첫 수업. /사진제공=노원경찰서
지난 5월 발대식을 시작으로 오는 11월까지 매주 수요일 수업을 듣는다. 여름방학에는 드론이나 로봇, 코딩 등 과학 관련 체험 행사도 참여한다. 오는 10월 경찰청이 주최하는 국제치안산업박람회 견학도 나서기로 했다.
그는 노원경찰서에서 해오던 청소년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싹' 프로젝트도 이어가고 있다. 학교전담경찰관과 함께 청소년이 연기, 춤, 노래에 참여해 뮤지컬을 만드는 과정이다. 학교폭력 가해·피해자 등이 1년에 한 번씩 뮤지컬 공연을 올린다.
이 서장은 "노원경찰서 관할 지역은 전국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포함해 학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라며 "1기 졸업생이 미래에 경찰이 되고 CSI나 프로파일러가 된다고 생각하면 보람이 크다. 이 제도가 정착돼서 노원의 특수한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노원구청과 협업해 지난해 11월부터 24시간 둘레길 안전순찰대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15건 △2021년 12건 △2022년 14건이던 산야 내 사건 발생 건수는 '노원 안전순찰대'가 활동을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약 8개월간 2건으로 줄어들었다.
정신질환자 관련 신고가 많아지면서 24시간 활용할 수 있는 정신응급 공공병상을 뒀다. 야간이나 주말에 응급입원 병상을 확보할 수 없어 경기도까지 가거나 병상을 확보할 때까지 대기하면서 이송에 장시간을 허비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