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7일 르 투케 투표소에서 총선 2차 투표를 한 후 떠나고 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집권 르네상스당이 극우 국민연합(RN)에 밀리자 의회 해산, 조기총선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뽑아 들었다. 하지만 조기총선 1차 투표에서 RN에 또 뒤쳐진 마크롱 대통령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차 마지막 투표에서 극적인 반전이 필요하다. RN이 승리한다면 프랑스 헌정 사상 최초로 극우가 다수당이 되는 일이 일어난다. /AFPBBNews=뉴스1
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총선 2차 결선투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이 이끈 르네상스당 연합 '앙상블'(ENS)은 168석으로 2당에 그쳤다. 아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밤 내가 대표했던 정당은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내일 아침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프랑스가 오는 26일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어 아탈 총리는 필요한 상황에서 직무는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가 3일 상리스에서 열린 집권 르네상스당 선거 유세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국민연합(RN)에 뒤쳐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은 중도-좌파 후보 단일화를 통해 오는 7일 마지막 투표에서 뒤집기를 바라고 있다. 2024.07.03 /AFPBBNews=뉴스1
선거 결과를 확인한 좌파 연합은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강하게 밝혔다. 4개 정당이 뭉친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밝혔다. NFP 소속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도 "오늘 저녁 프랑스는 RN이 집권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NFP가 우리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선거운동기간 내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다 결선투표에서 3위로 추락한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결과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결선투표 직전 이뤄진 선거연대와 관련 "불예스러운 동맹이 프랑스를 극좌의 품에 던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RN의 실질적 지도자로 여겨지는 마리 르펜은 선거 직후 "우리 승리는 늦춰졌을 뿐 우리 의원 수는 두 배로 늘었으니(2022년 총선 때 89석) 실망할 것 없다"면서 "마크롱 대통령 대통령과 극좌의 부자연스러운 동맹이 아니었다면 RN이 절대 과반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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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다만 좌파연합에 의회 주도권을 내준 만큼 마크롱의 국정 운영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제1당에 오른 좌파연합 NFP는 4개 정당(굴복하지않는프랑스,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이 뭉쳐 있으며 마크롱이 펼친 중도 우파 성향의 개혁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대표적으로 부유세 강화, 법인세 확대 및 마크롱의 '연금 개혁' 폐지 등을 주장해왔다.
때문에 좌파연합의 제동으로 임기가 3년 남은 마크롱이 일찌감치 레임덕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크롱은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2027년까지인 임기를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투표율은 67.1%로 잠정 집계됐다. 1981년 이후 43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직전인 2022년에는 46.23%였다. 선거 지형이 '극우 대 반극우 진영'으로 분류되면서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