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작물 생산량이 적어져 상추 등 쌈채소 값이 오른다. 8일 청량리시장/사진=오석진 기자
8일 오전 8시50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 장을 보러 온 두 어르신이 쌈 채소 가게를 지나며 이같이 말했다. 상추를 들었다가 가격만 보고 내려놓는 시민들도 많았다. 일부는 "장마만 지나면 다시 싸진다"며 다시 길을 나섰다. 한 젊은 부부는 상추를 보고 "원래 가격이 이렇냐"고 재차 묻곤 옆 가게 상추 가격도 살폈다.
이날 고기를 사러 청량리시장을 방문했다는 60대 A씨는 "체감상 50% 정도는 오른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나마 청량리 시장은 싼 편"이라며 "상추가 200g에 1500원정도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2000원, 2500원도 보인다. 비가 오기만 하면 쌈 채소는 바로 오른다"고 말했다.
적상추 100g 가격 추이/사진=농수산물유통정보
장마와 같은 기상 상황에 따라 농산물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지난해 8월엔 폭염과 폭우 등으로 배추 출하량이 줄어 한달 새 도매가격이 2.5배 올랐다. 2년 전에도 여름철 폭염과 폭우에 배추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적 있다.
8일 청량리시장의 쌈채소들/사진=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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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날씨가 더워지고 비가 많이 오면 작물이 망가지거나 (비닐)하우스로 들어가서 가격이 오른다"며 "가격 오르면 상인들도 힘들다. 들어오는 물량도 줄고 장사도 잘 안된다"고 말했다. C씨는 "남들은 관심 없겠지만 우리한테는 이게 주식값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40대 상인 D씨는 "여름 휴가철 비가 많이 올 때는 매년 오른다. 기본적으로 비가 많이 오면 (물량이) 잘 나오지 않아서 그렇다"고 했다. 이어 "한 500원 정도 올랐다. 100g에 1000원 하던 것이 지금은 1500원 정도"라면서 "이제 막 오르는 시기"라고도 밝혔다.
백승우 전북대 농경제유통학부 교수는 "상추나 배추와 같은 엽채류 식물의 경우 과일류보다 저장성이 약해 수확되자마자 시장에 출하된다"며 "장마와 같은 일기 변화에 의해 공급되는 물량이 줄면 가격은 오르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농산물 공급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스마트팜'을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