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고딩엄마·자퇴... 44세 '영국 2인자'의 파란만장 인생사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4.07.0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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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로 이동 중인 앤젤라 레이너 영국 부총리의 모습. /사진=뉴스1(AFP)6일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로 이동 중인 앤젤라 레이너 영국 부총리의 모습. /사진=뉴스1(AFP)


영국 노동당이 14년 만에 정권을 잡으면서 부총리로 2인자가 된 앤젤라 레이너(44)의 굴곡진 인생사가 재조명됐다.

8일 영국 더미러 등 현지 매체들은 레이너의 파란만장한 삶의 기록을 보도했다.

레이너의 유년 시절은 가난하고 불안정했다. 부모는 마땅한 직업이 없었고 엄마는 조울증을 앓았다. 그는 과거 더미러 인터뷰에서 "10세부터 엄마의 간병인이 됐다"며 "엄마는 항상 내가 돌보던 사람이었고 엄마와 딸의 관계에서 딸이 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식사를 챙겨먹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또 엄마가 문맹이어서 책을 접하지 못했고 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16세가 되던 해에 덜컥 임신을 했다. 그는 "13~14세부터 클럽에 다니며 나이 터울이 큰 남학생들과 어울렸는데 단지 사랑받고 싶었고 임신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임신을 하면서 다니던 학교는 자퇴했다. 아이 아빠는 곁에 없었다.



그렇게 아들을 출산했는데 이 아들은 레이너가 37세 되던 해에 딸을 낳아 레이너는 30대에 할머니가 됐다.

16세에 품게 된 아들은 레이너의 삶을 바꿨다. 그는 과거 노동당 행사에서 "나에게는 돌봐야 할 작은 사람이 있었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며 "이를 통해 마침내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18세부터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했다. 노동조합에 참여하게 되면서 정치에 눈을 떴다. 또 노조에서 만난 남성과 결혼해 2명의 아들을 낳았다. 현재는 이혼한 상태다. 한 아이는 신생아 시절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더미러는 "이처럼 굴곡진 삶의 경험은 레이너에게 좌파적인 가치관을 만들어왔다"고 했다. 레이너는 사회주의자이면서 온건한 좌파로 분류된다. 영국의 한 매체는 지난해 '가장 영향력 있는 좌파 정치인' 중 한 사람으로 레이너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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