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의 전조 증상이 나타나는 동안 우리 뇌는 '정전 상태'가 된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단백질 성분이 변한 뇌척수액이 뇌신경으로 유입돼 두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마이켄 네더가르드 덴마크 코펜하겐대 뇌의학센터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4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을 통해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이 '뇌척수액의 성분 변화'일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지적했다.
삼차신경은 얼굴과 두개골을 가로지르는 큰 뇌 신경으로, 얼굴과 턱 사이의 감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일종의 '허브'다. 뇌 자체에는 통증을 감지하는 통증 수용체가 없는데, 연구팀은 말초신경계가 느낀 통증 감각을 뇌까지 전달하는 데 삼차신경이 관여하는 것으로 봤다. 삼차신경을 지나는 뇌척수액이 어떤 이유에선가 통증과 염증 수용체를 활성화해 두통이 발생한다는 것.
연구팀은 CSD를 겪은 쥐의 뇌척수액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전 시간 동안, 뇌척수액의 단백질 농도가 평소 수준의 절반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반면 뇌척수액에 포함된 통증 전달 단백질인 'CDRP'의 수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삼차신경을 감싸고 있는 보호층에 이전에 발견된 적 없는 '틈'이 생겼다. 이 틈을 통해 단백질 농도가 달라진 뇌척수액이 신경세포로 흘러 들어가고,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층인 뇌척수막의 신경을 활성화해 두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레고리 두서 미국 텍사스대 신경과학자는 이에 대해 "(뇌척수액이) 뇌척수막의 신경을 활성화해 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경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네더가드 박사는 "이는 편두통이 실제 사람의 몸을 보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증은 사람에게 쉬고, 회복하고, 잠을 자라고 말하는 보호의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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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가드 박사 연구팀은 향후 단백질 성분이 바뀐 채 삼차신경에 유입된 뇌척수액이 왜 두통을 제외한 다른 유형의 통증은 유발하지 않는지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