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임박? 하마스, 이스라엘에 '영구 휴전' 조건 철회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7.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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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국, 하마스에 "휴전 될 때까지 협상 계속" 구두 약속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칸유니스에 있는 유엔 피난민 학교 쉼터 근처를 포격하자 팔레스타인인들이 건물을 빠져나와 안전한 곳으로 달려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칸유니스에 있는 유엔 피난민 학교 쉼터 근처를 포격하자 팔레스타인인들이 건물을 빠져나와 안전한 곳으로 달려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인질 협상에서 줄곧 요구해온 '영구 휴전' 조건을 철회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휴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 공격이 계속되면서 6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또 발생했다.

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AP통신 등에 따르면 한 고위 하마스 소식통과 이집트 관리는 이날 하마스가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을 승인하면서 이스라엘이 선제적으로 영구 휴전을 약속해야 한다는 핵심 요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승인한 미국 측 휴전안은 '3단계'로 구성됐다. △일부 인질 석방 및 이스라엘 철군 등을 포함한 6주간 정전(1단계) △모든 인질 석방 및 이스라엘군의 전면 철수와 영구 휴전(2단계) △가자지구 재건 실시 및 인질 시신 유가족 송환(3단계) 등이다.

하마스는 그간 인질 추가 석방을 위한 1단계 합의에 서명하기 전에 이스라엘에 영구 휴전을 약속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스라엘이 1단계 휴전에서 인질 일부가 석방되면 2단계 이행을 거부하고 공격을 재개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 근절을 외치며 전투 일시 중단만 받아들이겠다고 주장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하마스는 이번 협상에서 일단 1단계 합의가 이뤄지면 16일간 인질 석방을 진행하고 같은 기간 중재국은 일시 휴전과 구호 전달, 이스라엘군 철수를 보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존의 조건을 철회하는 대신 6주에 걸쳐 영구 휴전을 달성하는 방안에 방점을 두고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 대변인은 AP통신에 하마스의 기존 조건 철회는 하마스가 중재국으로부터 휴전이 이뤄질 때까지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구두 약속을 받은 후에 나왔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중재국이 이 같은 내용을 '서면 보증' 해주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지난 6일 협상에서 휴전 회담을 연장할 수 있는 새로운 요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의 이 같은 입장은 향후 협상에 난제가 될 수 있다. 실제 이스라엘 소식통들은 이번 휴전회담이 약 3주 동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에서의 전투가 중단되는 것"이라며 "아울러 9개월에 걸친 파괴적 전쟁을 끝내기 위한 추가 회담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이날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 중부 누세이라트의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학교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최소 16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상자의 대부분은 어린이, 여성, 노인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이번 공습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제노사이드(소수집단 말살) 전쟁의 일환으로, 새로운 학살이자 범죄"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학교 인근에서 활동하는 여러 명의 테러리스트를 공격한 것"이라며 "사전에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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