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이 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드림팀 황성빈(왼쪽)이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이 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드림팀 황성빈이 내야안타로 출루한 후 '배달완료'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드림 올스타(SSG, 두산, 롯데, KT, 삼성)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LG, NC, 키움, KIA, 한화)에 2-4로 패했다. 나눔은 올스타전 3년 연속 승리로 2015년 드림-나눔 체제로 올스타전이 개편된 이후 4승 4패 동률을 이뤘다.
그 모든 퍼포먼스를 압도한 것이 황성빈의 배달 퍼포먼스였다. 3회 말 황성빈은 '배달의 마황'이라는 글자가 적힌 헬멧을 쓰고 배달 스쿠터와 함께 등장했다. 그 모습에 1루 코치로 서 있던 롯데 김태형 감독도 황당한 웃음과 함께 하이 파이브를 했다. 전광판에는 '안타 배달, 마황 말고 라(이더)황'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이제부터가 핵심이었다. 황성빈은 올 시즌 초 상대 투수를 자극하는 주루 플레이로 논란이 됐다. 김태형 감독도 자제하길 바랄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한때 그 자신도 힘들게 했던 안 좋은 기억을 웃음으로 승화했다. 롯데 관계자는 "황성빈의 빠르다는 이미지를 살려 신속 배달이라는 의미를 살린 세리머니"라고 설명했다. 그 마음을 알기에 마운드 위의 김영규와 팬들은 모두 웃을 수 있었다.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이 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드림팀 황성빈이 오토바이를 타고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이 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드림팀 황성빈(왼쪽)이 내야안타로 출루한 후 도루 동작으로 상대 투수를 자극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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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황성빈은 올스타전에 출전하기 어려웠다. 베스트 12에서 탈락했고 감독 추천 선수에서도 뽑히지 못했다. 하지만 베스트 12에 선정됐던 기예르모 에레디아(33·SSG 랜더스)가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 타격 도중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드림 올스타 외야수 4위였던 황성빈에게도 기회가 왔다. 준비 기간이 절대 짧지 않았음에도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준 황성빈에게 베스트 퍼포먼스상과 상금 300만 원을 받았다.
올스타전 종료 후 만난 황성빈은 "시간이 부족했던 사실 웃기고 싶은 욕심도 있고 팬분들도 많이 기대하시는 것 같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며 "웃지 않는 게 포인트였는데 못 참았다. 그래서 그냥 편하게 웃고 손을 흔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부터 끝까지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였다. 황성빈은 "우리 구단 SNS 게시물로 팬분들에게 보고 싶은 퍼포먼스가 있냐고 여쭤봤는데 이게 제일 좋다고 판단했다. 친동생도 '이왕 할 거면 제대로 시원하게 웃겨 보라'고 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배달 완료 퍼포먼스는 안타를 치지 못했으면 힘들었다. 하지만 황성빈의 노력과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다. 그는 "정말 하늘이 도왔다. 심지어 좌완 투수였는데 그렇게 안타 될 확률이 얼마나 되겠나"라면서 "내가 딱 (1루에서) 살 수 있게 타구가 갔고 1루에 있던 오스틴(LG)에게 고맙다고 했다. 무조건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힘줘 말했다.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이 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황성빈(왼쪽)이 써머레이스에서 승리한 후 정보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롯데 황성빈이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MVP를 수상한 후 SSG 에레디아의 유니폼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뜻하지 않게 자신에게 올스타전 출전 기회를 준 에레디아를 따뜻한 응원과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황성빈은 "사실 팬분들이 많이 뽑아주셔서 (드림 외야수) 4위를 할 수 있었다. 너무 감사드리고 솔직히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에 조금 힘들었는데 끝났으니까 다시 경기에 집중하려 한다. 또 올스타 MVP가 (지난해 김민석에 이어) 2년 연속인데 내년에 우리 중 누가 받을지 모르겠지만, 꼭 부담감을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또 에레디아 선수가 부상을 당했는데 나도 당해본지라 그 고생을 잘 안다. 에레디아 선수가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면서도 "우리가 또 후반기 첫 경기가 인천인데 에레디아 선수가 빨리 돌아오되 우리와 경기가 끝나고 왔으면 좋겠다. 영향력이 너무 큰 선수라 딱 우리 경기까지만 지나고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재치 있는 응원을 남겼다.
KBO 리그는 이틀의 휴식 뒤 후반기 302경기를 시작한다. 1위부터 꼴찌까지 단 13경기밖에 나지 않는 치열한 시즌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8위 롯데도 5위 SSG와 3경기 차에 불과해 충분히 가을야구를 노려볼 만하다. 황성빈은 "나는 단기전에 자신 있다. 변수 카드로는 내가 1등이지 않나. 단기전은 타율이 높은 거보다 출루를 많이 하고 변수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가을야구까지 갈 수 있도록 후반기도 잘 준비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이 6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황성빈(가운데 위)이 써머레이스에서 우승한 후 정보근 등 참가 선수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롯데 황성빈이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MVP를 수상한 후 SSG 에레디아의 유니폼을 들고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