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신임 총리(왼쪽)와 부인 빅토리아 스타머가 집무실겸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2024.07.05 /로이터=뉴스1
새 총리가 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이날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총리로서 가진 첫 연설에서 "여러분이 노동당에 투표했든 안 했든, 나의 정부는 여러분을 섬기겠다"면서 신뢰를 재건하기 위해 매일 싸우겠다고 말했다.
영국 조기 총선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 14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잇따른 스캔들 등으로 민심을 잃은 집권 보수당은 창당 이래 최악의 선거 결과를 맞았다. 사진은 4일(현지시간) 진행된 조기총선이 출구조사 결과를 띄운 BBC 전광판./AFPBBNews=뉴스1
경제 전문가로 알려진 리시 수낵 전 총리는 조기 총선을 선언하며 영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강조했지만 유권자들은 보수당의 경제 정책에 낙제점을 줬다. FT·가디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국의 실질임금은 1970~2007년 두 자릿수 상승세를 지속했으나 보수당이 집권한 2010년대 들어 0%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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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재정을 수습하겠다며 공공지출을 대폭 삭감한 것이 의료 등 공공서비스 악화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한때 유럽에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자랑하던 영국에서 진료·수술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해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세금 부담은 계속 늘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에 따르면 현재 영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정부 세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1948년 이후 76년 만에 가장 높다.
[런던=AP/뉴시스]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이 5일 버킹엄궁에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노동당 지도자 기어 스타머와 악수하며 새 정부 구성을 위임하고 있다. 이로써 스타머는 공식적으로 영국의 새 총리가 됐다. 2024.07.05.
그는 대학 졸업 후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며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노동당 집권 시기인 2008~2013년 잉글랜드·웨일스를 관할하는 왕립검찰청(CPS)의 청장을 지냈다. 임기를 마친 뒤 검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당시 찰스 왕세자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바 있다.
스타머는 52세에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늦깎이 정치인'이 됐다. 하지만 단기간 당내 영향력을 키우며 정계 입성 5년 만인 지난 2020년 당 대표에 올랐다. 스타머가 대표를 맡은 이후 좌파 성향의 노동당을 중도 정당으로 재편했고 이번 선거 압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본래 당의 색채가 약해졌다는 비판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