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왼쪽)이 4일 KIA전 9회초 2사에서 5실점 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끝판왕' 오승환(42)을 2년 22억원에 지켰고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클로저를 동시에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김재윤(34)을 4년 58억원, 임창민(39)을 2년 8억원에 데려왔다. 총 88억원으로 7회 이후의 걱정을 완벽히 해소했다. 무려 도합 '691세이브 트리오'를 구축했다.
올 시즌 삼성의 반등을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성장'이다. 특히나 야수진에서 김영웅, 이재현, 이병헌, 이성규, 윤정빈 등이 큰 폭의 성장세를 그렸다. 어려운 시기에서도 삼성이 힘을 낼 수 있었고 수 차례나 연승을 거듭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럼에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6월 이후 균열 조짐을 보인 필승조를 꼽을 수 있다.
삼성 임창민.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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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민과 김재윤, 오승환이 1이닝씩만 막아도 손쉽게 끝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공식이 어딘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고 있다는 걸 암시한다.
안정적인 1~4선발의 활약 속에 삼성의 선발 평균자책점(ERA)은 4.18로 전체 2위였다. 이로 인해 불펜 소화도 327⅓이닝으로 전체 6위에 불과했다. 불펜 부담이 지나치게 컸다고 짚기도 어렵다.
심지어 지난해 이원석과 트레이드 돼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부진했던 김태훈이 38경기 36⅓이닝에서 2승 2패 17홀드, ERA 2.97로 완벽히 반등했고 우완 이승현 또한 34경기 37이닝 4승 1패 1세이브 4홀드 ERA 4.14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복귀한 최지광도 9경기 12⅓이닝 동안 1승 ERA 2.92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이승현이 소폭 하락세를 탔지만 김태훈과 최지광 등은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오승환은 37경기 38이닝 동안 1승 5패 24세이브 ERA 3.79, 블론세이브 4회, 김재윤은 40경기 40⅔이닝 4승 6패 1세이브 19홀드 ERA 4.43, 블론세이브 5회, 임창민은 38경기 33⅔이닝 1승 20홀드 ERA 4.01, 블론세이브 2회다.
이들의 활약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일 수 있다. 오승환은 세이브 1위, 임창민과 김재윤은 나란히 홀드 1,2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모두 지난해에 비해 세부수치에선 동반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오른쪽)./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ㅍ
오승환도 6월 중순까지 ERA 1.67로 명불허전임을 자랑하는 듯 했지만 특히 최근 3경기 연속 실점하며 2패, 4일 KIA전에선 양 팀이 3-3으로 맞선 아웃을 잡아내고도 홈런 포함 5안타 1사사구를 내주고 무너졌다. 오승환이 5실점의 멍에를 쓴 건 무려 2012년 4월 이후 12년 만의 일이었다.
최근 2경기 연속 실점을 한 임창민이 그나마 가장 안정적이어 보이는 상황이다.
불안한 흐름 속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게 된 것은 삼성으로선 천만다행이다. 오승환과 임창민이 워낙 자기관리에 능한 선수들이라고는 하지만 언제 그 힘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다. 이는 김재윤 또한 예외일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더욱 더 체력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 외에 특별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김재윤은 팀 불펜 투수 중 최다 이닝을 소화했고 오승환은 그 뒤를 이었다.
삼성 구원 투수 김재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