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는 스마트폰이 그 원인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가설에 의문을 제기할 작은 이유가 있다. 140개국 이상에서 수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나온 올해의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 5페이지를 보라. "2006년부터 2023년 사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30세 미만 인구의 행복도가 크게 감소했으며 서유럽에서도 감소했다." 보고서는 말한다. 하지만 여기 함정이 있다. 세계 다른 곳에서는 이 기간 동안 30세 미만의 행복도가 대체로 증가했다. "중부 및 동부 유럽에서는 모든 연령대에서 행복도가 크게 상승했다." 보고서는 말한다. "구소련 지역과 동아시아에서도 모든 연령대에서 행복도가 크게 증가했다."
청소년 고통의 가장 객관적인 지표인 자살과 자해를 살펴보면 더욱 충격적인 실태가 드러난다. 미국과 영국에서 자살은 분명히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영어권 국가 전반에 걸쳐 Z세대 여성의 자살 시도와 자해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급증했다. 여기에는 호주와 뉴질랜드도 포함된다. 하지만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같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고소득 국가에서는 자살이나 자해 시도의 증가가 없다. 복스Vox의 에릭 레비츠Eric Levitz가 쓴 바와 같이, 15세에서 19세 사이의 자살률은 실제로 2012년부터 2019년 사이에 유럽 대륙 전역에서 크게 감소했다.
그리고 그 답은 '예'인 것 같다. 세계행복보고서에 사용된 갤럽의 데이터에 따르면 퀘벡의 30세 미만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캐나다의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해 절반 정도만 하락했다고 헬리웰 교수는 말했다. 응답자의 선호 언어를 묻는 캐나다 종합사회조사의 별도 분석에서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과 앨버타대학의 연구자들은 집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젊은이들이 영어를 사용하는 이들보다 행복도 감소가 더 적었음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영어권 캐나다에서 청년 행복도가 프랑스어권 캐나다보다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 경향성 측정치는 영어권에서 상승하고 있지만 다른 환경은 유사하나 영어를 국어로 쓰지 않는 국가에서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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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의 절망은 무엇 때문일까? 어쩌면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 사라질 통계학적 환상일 수 있다. 어쩌면 영어 사용이 경제 발전 수준을 대략적으로나마 반영하는 지표일 수 있으며 이런 현상이 주로 청소년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부유한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언어가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상관관계가 있을지에 대한 어떤 논문도 찾지 못했다. 국제 행복 연구의 저명한 전문가인 헬리웰 교수도 이러한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행복 전문가들과 심리학자들 여럿과 대화를 나는 후, 나는 잠정적인 가설 하나를 만들어냈다. 우리는 새로운 서구적 정신건강 이론의 국제적 전파를 목격하고 있다. 이는 서구식--어쩌면 그냥 '미국식'--절망의 세계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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