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플TV+
애플TV를 통해 지난달 마지막 에피소드 9화까지 공개된 '30일의 밤(Dark Matter)'는 전세계적인 동명의 유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블레이크 크라우치의 소설 '30일의 밤'은 100만부가 넘게 판매되며 큰 반향을 불러모은 작품이다. 평행이론, 양자물리학, 중첩 이론 등을 신선한 아이디어와 접목시킨 SF 스릴러 장르로, 영상화에 큰 기대를 모아온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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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내가 현재 나의 삶을 빼앗으려 한다면, 그리고 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무수히, 어쩌면 무한으로 존재하는 다른 세상의 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또 내가 한 선택들이 모여 현재를 만들어내고 또 다른 선택이 그 현실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면. 드라마는 수많은 질문과 가설을 던지며 보는 이를 점점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상상과 기대 이상의 반전으로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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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작품 속 수 많은 나, 내가 모르고 있던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나를 완벽하게 연기한 배우들은 오랜 연륜만큼 안정적인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예상치 못한 결과와 맞닥뜨리는 혼란스러움 속에 가족을 향한 애정과 집념을 잃지 않는 주인공을 비롯해 1,2,3의 제이슨을 모두 같지만 다른 인물로 만들어낸 조엘 에저튼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여기에 가정적이고 순종적인 아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유명 화가, 가정폭력의 공포에 떠는 여자, 치명적인 감염병에 걸려 죽어가는 모습 등 다양한 캐릭터의 다니엘라를 연기한 제니퍼 코넬리 등 배우들의 호연이 빛나는 작품이다.
나의 심연 속 상상 속 세상으로 이동하는 박스 안에서 혼돈과 두려움에 떠는 제이슨은 우리가 살면서 매번 만나게 되는 선택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30일의 밤'은 복잡한 과학적 지식이 아니더라도 지적인 호기심과 스토리텔링의 갈증을 충분히 해소시켜줄 세련된 SF스릴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