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 사는 4억 체납자 "세금 낼게요" 하더니 돌변…명단 공개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07.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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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건보공단사진= 건보공단


체납자 B는 면대약국 사무장으로 약사 K의 명의를 빌려 부산에서 ○○약국을 개설·운영해 고등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환수가 결정됐다. 그의 체납액은 4억1400만원이다. 체납으로 금융제재를 받자 그는 자녀 명의의 통장으로 금전거래를 해왔고 본인은 무소득·무재산자다. 하지만 B는 자녀 명의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강제징수를 실시해 분할납부를 약속했으나 2회 입금 후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체납자 K는 의사 S의 명의를 빌려 ○○의원을 개설·운영한 사무장으로 적발돼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환수가 결정됐다. 체납액은 1억3100만원이고 본인 명의 재산은 없다. 하지만 소유하고 있던 오피스텔을 회사 동료에게 은닉한 것으로 확인돼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종합소득 신고 내역이 발생하는 등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 분할 납부를 독려했지만 강하게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불법개설기관 부당이득금 체납자 8명의 인적사항을 5일 공단 누리집(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단 누리집에서 국민과함께 → 정보공개 → 사전정보공개 → 불법개설기관 부당이득징수금 체납자 공개를 누르면 확인 가능하다.

인적사항 공개대상은 사무장병원 관련 부당이득금 중 1년이 경과한 징수금을 1억원 이상 체납한 요양기관(의료인)과 개설자(사무장)다.



공개항목은 개인의 경우 체납자의 성명, 요양기관명, 나이, 주소, 총체납액, 납부기한, 체납요지, 위반행위 등이다. 법인의 경우 법인명, 대표자명, 법인주소, 대표자주소, 총체납액, 납부기한, 체납요지, 위반행위 등을 공개한다.

부당이득 징수금 체납자의 인적사항 공개는 체납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자진납부를 유도해 보험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다.

공단은 지난해 9월 제1차 부당이득 징수금 체납정보 공개심의위원회에서 공개 사전안내대상자 49명을 선정해 안내문을 발송하했다. 6개월 이상의 자진납부와 소명기회를 부여한 후 납부약속 이행 여부와 체납자의 소득수준과 재산상태, 그 밖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난달 25일 제2차 부당이득 징수금 체납정보 공개심의위원회에서 검토 후 최종 공개 대상을 확정했다.


인적사항 공개자는 8명으로 사무장병원 체납자는 2020년 6월4일 관련 법령 시행 이후 전년도에 이어 두 번째 공개다. 올해는 사전안내대상자 49명 중 소송 진행 등 공개 제외사유에 해당하는 40명은 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라 제외됐다.

심의위원회에서 공개대상자로 의결된 9명 중 1명은 심의 이후에 일부 금액을 납부해 체납금이 1억원 미만으로 이번 최종 공개대상에서는 제외했다.

공개된 인적사항은 △체납액을 완납하거나 △공개 당시 체납액의 50% 이상을 납부해 기준금액 미만으로 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속 공개한다.

김남훈 공단 급여상임이사는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부당이득 징수금을 납부하지 않는 불법개설기관 체납자는 현장징수를 통한 강제징수와 신용정보원 체납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인적사항 공개 등 사회적 압박을 통해 납부를 유도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징수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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