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SK그룹과 캐나다수출개발공사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회동을 갖고 양사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자리에는 장용호 SK㈜ 사장(사진 왼쪽 2번째),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 왼쪽 4번째), 이석희 SK온 사장(사진 왼쪽 1번째) 등 SK그룹 경영진과 머레이드 레이버리(Mairead Lavery) EDC 사장(사진 왼쪽 3번째)이 참석했다.
SK그룹은 4일 EDC(캐나다수출개발공사)와 '중장기적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MOU(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청정기술,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을 앞당기기 위한 취지의 MOU다. EDC는 1994년 캐나다 연방정부가 100% 출자해 설립한 ECA(공적수출신용기관)다. MOU의 핵심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을 향한 EDC의 금융지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 4월 SK와 EDC가 회동을 했을 때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이 참석했는데 이때 이같은 공감대를 이미 형성했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SK온은 현재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3년간 20조원이 넘는 설비투자를 해왔다. 이에 따른 자금 부담은 최근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리밸런싱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결국 현대차 JV와 캐나다 양극재 JV 건설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데, EDC가 이 두 곳에 대한 지원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공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EDC의 지원금은 수천억원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JV만 봐도 총 투자금이 약 6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 금액의 50%를 부담해야 하는 SK온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2조원을 빌려와 투자금을 충당했다.
EDC의 대규모 지원이 현실화될 경우, SK온의 자금 확보 역시 터널의 끝에 가까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미에 짓고 있는 공장만 완공되면, 굵직한 생산라인 구축 작업은 모두 끝나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온의 생산라인이 모두 다음해 가동 예정이어서 설비투자 규모가 현저히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관건은 흑자전환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