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릿고개에 '1조원 잭팟'…삼성SDI, 중국 독무대서 진검승부 예고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7.0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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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력기업에 ESS 공급 앞둬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서 처음 선보인 SBB 1.5 /사진=박미리 기자삼성SDI가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서 처음 선보인 SBB 1.5 /사진=박미리 기자


삼성SDI가 미국 최대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에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납품을 추진한다. 1조원 수준의 대규모 계약이 기대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넥스트에라에너지와 6.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막바지 조율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계약 금액은 1조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업계가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기)에 직면한 상황 속에서 ESS 배터리의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모양새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ESS는 태양열·수력·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만들어낸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다. 넷제로(탄소배출 0)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이 대세가 되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ESS 시장의 경우 올해 79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에서 2030년 187억 달러(약 26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향후 ESS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캐즘을 이겨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에는 ESS 사업 전담 조직인 ESS 비즈니스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LFP(리튬·인산·철)를 적용한 중국산 ESS 배터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급선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ESS 시장에서 중국 CATL(40%)과 BYD(12%)의 점유율만 50%를 넘겼다. 삼성SDI는 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기술적 우위를 앞세운다는 방침이다. 넥스트에라에너지 역시 삼성SDI 배터리의 기술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를 적용한 '삼성배터리박스'(SBB) 1.5'를 납품할 게 유력하다. 공간 효율화 기술 등을 적용해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를 37% 높인 게 특징이다. 삼성SDI는 2026년에는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LFP ESS 배터리 시장에도 도전장을 낼 예정이다. 이 경우 중국 기업들과 진검 승부가 이뤄질 수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초격차 기술 경쟁력으로 구현한 SBB 신제품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출시할 것"이라며 "글로벌 ESS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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