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놀란·초코파이·스타워즈'...이것만 알아도 IR피칭 성공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4.07.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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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GDIN
'글로벌 진출 패스트트랙' 아카데미 1기 프리뷰
③이승일 펜타플로 대표

'크리스토퍼놀란·초코파이·스타워즈'...이것만 알아도 IR피칭 성공


"크리스토퍼 놀란, 초코파이, 스타워즈처럼 하면 흥행한다."

한의사이면서 대한프레젠테이션협회 회장이기도 한 이승일 펜타플로 대표는 "시선을 뺏는 스피치가 되려면 장황하게 늘어놓는 강의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이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는 1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 327호에서 열리는 '글로벌 진출 패스트트랙 아카데미'에서 투자자를 홀릴 IR피칭(투자유치발표)에 대한 전략을 알려줄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전문지원기관인 GDIN(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 옛 본투글로벌센터)가 마련했다.



이 대표는 명함이 두 개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밟으며 '명의 허준' 꿈을 이뤘고, 대학 시절 발표에 일가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한의사 자격증을 따기 1년 전인 2000년 프레젠테이션 전문기업 펜타플로를 설립했다. 2014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 2014 인천아시안게임 유치 프레젠테이션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핵안보정상회의 프리젠테이션이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다. 이 대표는 최근 IR(기업설명회) 대회 출전하는 스타트업 CEO(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스피칭과 이미지메이킹을 컨설팅 해주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왼쪽부터)'인터스텔라', '오펜하이머', '테넷'/자료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필름코퍼레이션, 워너브라더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왼쪽부터)'인터스텔라', '오펜하이머', '테넷'/자료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필름코퍼레이션, 워너브라더스,
과학을 스토리로 풀어낸 놀란 감독의 지혜
그에게 '주어진 짧은시간 동안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묻자 그는 "좋은 스토리가 좋은 투자를 부른다"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 '오펜하이머', '테넷'을 예로 들며 설명했다. 인터스텔라는 '블랙홀',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의 제조 원리인 '양자역학', 테넷은 시간을 역행하는 '인버전' 기술을 소재로 다뤘다.



이 대표는 "우리가 평소 접하기 힘든, 어려운 물리학을 소재로 다룬 영화지만 그 과학기술을 설명하지 않아도, 그것이 뭔지 이해하지 못해도 누구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스토리텔링 역량에서 비롯됐다"며 "우리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의 솔루션을 소개할 때 그 기술이 뭔지를 자꾸 깊게 설명하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되고, 그 기술을 통해 어떤 고객의 문제를 해결했다 혹은 이렇게 해결할 수 있다를 영화스토리를 풀듯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코파이 자료사진 초코파이 자료사진
맛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이다
이 대표는 또 '초코파이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50년 역사의 초코파이는 오리온제과를 먹여 살렸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아 러시아에선 연간 5억개 이상 팔린다.

그는 "대한민국의 모든 제과업체들이 초코파이를 만드는 데 우리 머릿 속엔 오직 한 회사(오리온)것만 떠오른다. 그렇다고 다른 브랜드 초코파이가 맛이 없는 건 아니다. 블라인드테스트에서 10명중 8명이 오리온이 아닌 경쟁사 제품이 맛있다고 했다. 즉 고객 선택은 결코 객관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다. 정(情)을 내세운 오리온 브랜드의 힘인 것이다. 브랜드스토리와 같은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자기의 솔루션을 차별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베이더/자료사진=20세기 폭스코리아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베이더/자료사진=20세기 폭스코리아
핵심 메시지에 임팩트 주려면…
이 대표는 아울러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제작이 이어지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SF(공상과학) 영화 시리즈로 꼽히는 '스타워즈'에서도 피칭 팁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무대에 올라 발표를 하는 데 시간이나 논리 순서대로 얘기하는 너무 뻔한 전개는 투자자들에게 큰 임팩트를 줄 수 없다"며 "스타워즈를 보면 본편→전편→후편 식으로 이야기가 차례대로 이어지지 않지만 이를 통해 '다스베이더가 옛날엔 제다이였다'는 메시지에 힘을 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키워드(제품·서비스가 나온 의의)를 가운데 놓고 스토리의 재구성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코저 한 메시지에 임팩트를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핵심BM(비즈니스모델)을 설명하면서 타깃으로 한 고객의 불편·니즈가 아닌 거대 담론을 꺼내는 건 도움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스타트업들의 발표를 보면 오프닝부터 지구 온난화로 북극곰이 살 곳이 사라지고 있다, 플라스틱 공해로 남태평양에 커다란 쓰레기 섬이 생겼다와 같은 얘기를 먼저 던지곤 자신들이 개발한 상품을 설명하는데 예컨대 친환경 정수기 필터가 북극곰을 살릴 수 있다는 건가라는 것처럼 연결이 안 될 때가 많다"면서 "도입부에서 고객의 문제가 뭔지를 정확히 짚어주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얘기를 관련한 스토리를 곁들여 끌고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피칭은 설명보다 고객 가치에 집중하고, 고객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이번 글로벌 진출 패스트트랙 아카데미 발표에선 2014년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꺾고 소치 동계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었던 프리젠테이션의 한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판 승부는 무엇으로 갈렸나, 엘리베이터 피칭을 대비한 1분 스피치 기획 등 다양한 사례들과 기법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아카데미는 이밖에도 △해외법인 설립 △플립 이후 법무관리 △기술특례상장 시 주요 검토사항 △해외진출 시 필요한 기업 회계 △조인트벤처(JV)와 정부 지원 사업 획득 △ 글로벌 성장 전략 등 실무 경험과 사례 중심의 전문가 강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한 GDIN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임무를 맡은 재단법인으로 지금까지 120개가 넘는 해외법인 설립하고 5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이끌어낸 바 있다.

<글로벌 진출 패스트트랙> 아카데미 1기 참가자 모집 공고

◇주제=해외진출에 필요한 법률·특허·회계·마케팅 등 전 과정 단기 속성 교육



◇일시=2024년 7월 13일(토) 오전 10시~6시20분

◇장소=서울 코엑스 컨퍼런스홀 327호

◇문의=GDIN 아카데미사업부([email protected]/031-8039-6781)



◇참가신청=접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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