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불황에도 잘 나가는 '중형SUV'…비결은?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4.07.0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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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파워트레인별 신차 판매량/그래픽=김지영상반기 파워트레인별 신차 판매량/그래픽=김지영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중 하이브리드와 LPG(액화석유가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의 수요가 줄었다.

4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6월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 차는 18만790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3% 증가했다. 이 기간 LPG 차량은 153.4% 늘어난 8만4118대가 팔려 지난해 연간 판매량 6만6651대를 이미 넘어섰다.

내수 부진으로 상반기 신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4% 줄고 다른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차량 판매가 일제히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고물가 등 경기 둔화 국면에서 유지비가 저렴한 파워트레인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전체 신차 중 17.6%였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올해 상반기 22.9%까지 늘어났다. 하이브리드 차는 내연기관 차에 비해 연비 효율이 높고 승차감이 좋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적용 모델이 적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국내 수요가 높은 SUV(다목적 스포츠 차량)·RV(레저용 차량)는 과거 경유 엔진이 주류였다. 하지만 최근 SUV와 RV에서도 높은 출력을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거 공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 판매량을 차종별로 보면 1위 기아 쏘렌토(3만6763대), 2위 현대차 싼타페(2만8843대), 3위 기아 카니발(2만3596대) 등 SUV와 RV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불황기에 '작은 차'가 잘 나간다는 업계 공식은 힘을 잃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차급은 중형차뿐이다. 중형차는 7.8% 판매량이 늘어난 반면 경차는 11.8% 줄었다. 이밖에도 소형 11.7%, 대형 21.4% 등 중형을 제외한 모든 차급의 신차 소비가 줄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자동차는 경기 변화가 민감하게 작용하는 품목인데 고유가, 휘발유세 인상 등으로 인해 연비를 신경쓰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판매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와 비교했을 때 유지비 절감 효과는 명확하지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원장은 "전기차 충전기는 많이 보급되고는 있지만 내연기관 연료 주입 시간과 비교하면 전기차 충전시간이 현저히 길어서 아직은 전기차 선호도가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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