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확대될라…지휘관 피살 헤즈볼라, 이스라엘에 로켓 100발 맞불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7.0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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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을 살해하자 헤즈볼라는 곧바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100발을 쏘며 맞대응했다. 서방 국가들은 특사를 파견해 양측 간 긴장 완화에 힘쓰고 있으나 이라크 무장 정파까지 전면전 발생 시 참전하겠다고 밝히면서 중동에서의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살해당한 헤즈볼라의 최고 사령관 모하메드 나세르의 모습이다. /AP=뉴시스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살해당한 헤즈볼라의 최고 사령관 모하메드 나세르의 모습이다. /AP=뉴시스


3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모하메드 나세르 헤즈볼라 최고 사령관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그는 레바논 남서부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을 지휘한 인물로 알려졌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에 대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협상을 선호하지만, 현실이 우리를 강요한다면 싸우는 법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향한 대규모 로켓 공격으로 보복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암살에 대한 대응의 일환"이라며 이스라엘군 진지에 100발의 로켓과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로켓의 대부분이 개방된 지역에 떨어졌고 일부는 요격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고위급 지휘관을 살해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6월 공습을 통해 또 다른 헤즈볼라의 최고 사령관이던 탈레브 사미 압둘라를 살해했다. 이에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향해 반격을 가하고, 이스라엘은 또다시 레바논 공격 작전을 승인하는 등 양측 간 전면전 우려는 점차 커졌다.

양측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이어졌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국제 분쟁 해결을 위한 미국 특사 역할을 해왔던 아모스 호흐슈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레바논 특사, 선임고문 등과 만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역시 지난달 25일 갈란트 장관과의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전쟁이 확전되면 중동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부 지도자 셰이크 나임 카셈의 모습. 2024.06.11  /로이터=뉴스1레바논에서 활동하는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부 지도자 셰이크 나임 카셈의 모습. 2024.06.11 /로이터=뉴스1
양측의 전면전은 이란 등 또 다른 국가들의 참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이날 이라크 무장 정파들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전면전이 시작되면 이스라엘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라크 무장 단체 사령관은 AFP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일부 무장 단체가 이미 레바논에 전문가와 고문단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정치학자 알리 알-바이다르는 "레바논과 헤즈볼라 사이 대규모 전쟁 발생 시 레바논 영토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와 그 지역 무장 단체들이 대결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동맹국들에 그들의 능력뿐 아니라 충성심을 보여주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가자 전쟁이 발발하면서 시작됐다. 하마스를 지지하는 헤즈볼라는 이란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 북부를 계속해서 공격해왔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레바논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사망한 이스라엘의 군인은 18명, 민간인은 10명이다. 반면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300명 이상의 헤즈볼라 전사와 87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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