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대 '캐나다 투자금' 가시화…'터널의 끝' 달려가는 SK온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4.07.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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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SK그룹과 캐나다수출개발공사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회동을 갖고 양사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자리에는 장용호 SK㈜ 사장(사진 왼쪽 2번째),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 왼쪽 4번째), 이석희 SK온 사장(사진 왼쪽 1번째) 등 SK그룹 경영진과 머레이드 레이버리(Mairead Lavery) EDC 사장(사진 왼쪽 3번째)이 참석했다.    지난 4월 SK그룹과 캐나다수출개발공사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회동을 갖고 양사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자리에는 장용호 SK㈜ 사장(사진 왼쪽 2번째),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 왼쪽 4번째), 이석희 SK온 사장(사진 왼쪽 1번째) 등 SK그룹 경영진과 머레이드 레이버리(Mairead Lavery) EDC 사장(사진 왼쪽 3번째)이 참석했다.


SK온이 캐나다 정부로부터 북미 설비투자를 위한 수 천억원대의 금융지원을 유치하는 게 유력하다. SK온의 자금 마련 행보가 큰 틀에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그룹은 4일 EDC(캐나다수출개발공사)와 '중장기적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MOU(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청정기술,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을 앞당기기 위한 취지의 MOU다. EDC는 1994년 캐나다 연방정부가 100% 출자해 설립한 ECA(공적수출신용기관)다.



MOU의 핵심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을 향한 EDC의 금융지원이 될 전망이다. 지난 4월 SK와 EDC가 회동을 했을 때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이 참석했는데 이때 이같은 공감대를 이미 형성했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SK온은 현재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3년간 20조원이 넘는 설비투자를 해왔다. 이에 따른 자금 부담은 최근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리밸런싱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SK온은 현재 '북미'에 자금 투입을 해야 한다. 미국 켄터키·테네시의 포드와 JV(합작공장)인 블루오벌SK(127GWh), 조지아의 현대차 JV(35GWh), 그리고 에코프로비엠·포드와의 캐나다 양극재 JV 등의 공사를 마무리 해야 한다. 이 중 가장 덩치가 큰 블루오벌SK의 경우 이미 10조원대의 투자가 집행됐고,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최대 92억 달러(약 12조원) 수준의 정책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결국 현대차 JV와 캐나다 양극재 JV 건설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데, EDC가 이 두 곳에 대한 지원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공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EDC의 지원금은 수 천억원대로 추정된다. 현대차 JV만 봐도 총 투자금이 약 6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 금액의 50%를 부담해야 하는 SK온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2조원을 빌려와 투자금을 충당했다.

EDC는 SK온의 캐나다 경제에 대한 기여와 함께 배터리 산업에 대한 밝은 전망 등을 종합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DC의 경우 2022년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함께 동박 제조 기업인 솔루스첨단소재에 2000억원을 공동 지원했던 역사가 있다. SK온 역시 DOE를 비롯해 독일 무역보험기관 오일러 헤르메스 등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는 등 신용을 쌓아왔다.

EDC의 대규모 지원이 현실화될 경우, SK온의 자금 확보 역시 터널의 끝에 가까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미에 짓고 있는 공장만 완공되면, 굵직한 생산라인 구축 작업은 모두 끝나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SK온의 생산라인이 모두 다음해 가동 예정이어서 설비투자 규모가 현저히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관건은 흑자전환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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