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룡 대표 "근무 시간 유연성 보장...미니잡 고용형태 늘려야"

머니투데이 경기=권현수 기자 2024.07.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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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 인터뷰
조직개편으로 여성과 중장년층 일자리 전문성 높여...데이터 기반 일자리 정책 본격 가동
0.5잡, 0.75잡 등 미니잡 고용형태 확산...베이비부머 세대와 경력단절여성 고용불안·재취업 대안될 것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사진=이민호기자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사진=이민호기자


"베이비부머 세대와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일자리 발굴과 함께 '근무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가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노동시장 프레임 전환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윤 대표는 독일, 네델란드 등 유럽 국가에서 자연스러운 고용 형태인 '파트타임 일자리'에 주목했다. 중장년과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선 독일처럼 정규직을 유지하되 근무 시간의 유연함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베이비부머 세대와 여성 일자리를 창출할 구상이다.

그는 "노동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근로자 수요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독일에는 주 3일, 4일, 5일 등 다양한 형태 일자리가 있다. 우리나라 정규직 근무 시간인 주 40시간을 1.0잡(Job)으로 기준을 잡고 0.5잡, 0.75잡 형태로 근무 시간의 선택 폭을 넓히면 더 많은 일자리 유지·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재단은 이런 형태의 근무방식을 도입해 올 초부터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며, 하반기부터는 경기도 산하기관과 민간기업까지 시범운영을 확대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을 통해 필요한 정책 지원과 보완점 등을 검토해 '미니잡(Mini-Job) 고용형태'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윤 대표는 지난해 11월 취임과 동시에 재단 서부 사업본부를 '베이비부머', 남부 사업본부 '여성'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지원하는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는 데이터 기반 거시경제학자며 경기도 민선 8기 유력한 경제부지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윤 대표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일자리 정책에 대해 들어본다.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가 노동시장의 번화와 이에 대응하는 일자리 정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민호기자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가 노동시장의 번화와 이에 대응하는 일자리 정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민호기자
-조직개편 이후 일자리재단 운영 방향은.


▶데이터에 기반한 일자리 정책을 추진한다. 올해 초부터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뱅크를 만들었다. 여기는 경기도 전체 경제·일자리 지표 등 수많은 정보를 취합했으며 국내외 경제 지표도 모아 분석 중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 변화 추이를 파악하고 앞으로 펼칠 일자리 정책 효과·검증에 활용할 예정이다.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본부별 일자리 지원에 전문성을 강화했다. 물론 지역별로 수요에 따른 일자리 지원사업은 공통으로 수행하고 베이비부머(서부본부)와 여성(남부본부)을 위한 일자리 지원에도 특화할 계획이다.

-노동시장 프레임 전환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배경과 지향점은.



▶근로자 수요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인구 감소가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고용시장에 가장 큰 문제다. 25~54세 인구 감소세가 가파르지만 55세 이상 중장년층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5년 한국 인구추계에서 전체 인구 절반가량이 50세 이상이고, 약 20%는 65세 이상으로 예상(초고령사회)됨에 따라 노동력 고령화는 앞으로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용불안으로 빈곤을 겪으면 국가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지금부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청년들 1명당 베이비부머 세대 1.25명을 부양해야 하는 등 사회적 손실이 커질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고용시장의 문제점을 손봐야 한다.

중장년층과 여성의 고용불안과 재취업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다양한 일자리 발굴과 함께 '유연한 근무 시간 보장'이다. 독일의 경우 계약직이 계약기간만 차이가 있을 뿐이지 연봉 등 다른 조건은 다 똑같다. 우리나라 노동시장도 0.5잡, 0.75잡 형태로 근무 시간 선택에 유연함을 지원하고 정규직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베이비부머 세대와 여성의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경기도가 분도를 추진하고 있다. 경기 북부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 방안은.

▶경기 남부에 비해 열악한 인프라를 가진 경기 북부의 재정자립도는 북부자치도 설치 반대 명분이 되고 있다. 북부 지역은 수도권·물 환경 규제, 개발 제한·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여러 규제가 중첩된 상태다. 분도를 하면 경기 북부와 남부의 재정 격차가 더 벌어지고, 궁극적으로 북부의 성장 동력이 더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규제를 풀고 많은 기업이 유치돼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북부 지역에 문화산업을 키워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으로 'K-브로드웨이'와 'K-푸드밸리' 조성을 구상 중이다.
미국 브로드웨이에 가면 언제라도 다양한 종류의 뮤지컬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찾는 케이팝 관광객들이 매우 많지만, 상설 공연장이 없다. 그래서 경기 북부에 상설 공연장을 적어도 10개 이상 설치해야 한다. 케이팝으로 시작하지만 여러 장르 공연이 열리는 문화 거리를 조성한다면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재단의 가장 큰 목표는 일자리 정책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을 추진해 경기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는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본부별 일자리 지원에 전문성을 강화했다.  /사진=이민호기자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는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본부별 일자리 지원에 전문성을 강화했다. /사진=이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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