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iM뱅크, 증권에 발목잡혀"…DGB금융, 2분기 실적 급감 예상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7.0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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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당기순이익과 충당금전입액 추이/그래픽=이지혜DGB금융 당기순이익과 충당금전입액 추이/그래픽=이지혜


DGB금융그룹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3분의 1 가량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iM증권(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한 충당금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대구은행)도 저금리 정책으로 대출자산을 확대중이나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SK·IBK투자·하나증권은 2분기 DGB금융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507억원, 521억원, 530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2분기 1418억원과 비교해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DGB금융은 국내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IR(기업설명회)을 열었다. 지난달 5일부터 시중은행으로 출범한 iM뱅크의 중장기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후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춘 보고서를 내놨다. 이날 IR에서 iM증권의 부동산 PF로 인한 충당금 전입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M증권의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는 지난 1분기 기준 총 8502억원으로 자기자본의 76.6%에 달한다. 이에 DGB금융은 지난 1분기에만 1595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는데 2분기에는 이보다 많은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그룹 대손비용은 최소 21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 대손비용은 6500억원을 웃돌면서 2023년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천병규 DG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 5월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규모에 비해 PF 익스포저가 많아 지난 2년간 실적에 발목을 잡아왔다"면서 "올해는 증권사가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다 충당금에 활용하는 쪽으로 사업 계획을 짰다"고 밝힌 바 있다.

DGB금융은 이날 가계 여신 비중 확대, 중소기업 위주 수도권 성장 등 iM뱅크 중심의 성장 방안을 내비쳤지만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iM뱅크는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며 이자마진을 포기하면서 양적 확대에 집중하고 있지만 장기간 활용할 전략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iM뱅크는 기존에도 대형은행보다 조달금리가 높고 최근 수신 부문에서 금리가 0.1% 수준인 요구불예금을 비롯한 저원가성수신 비중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iM뱅크의 전체 원화예수금 중 저원가성수신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1.1%에서 올해 1분기 29.4%로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히 금리를 깎아주며 대출자산의 양적 확대를 하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후폭풍도 큰 방법"이라며 "특히 중소기업 부문은 건전성 관리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가계 부문은 향후 금리 인하기에 기존 고객이 이탈할 여지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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