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北오물풍선, 테러 작정하면 위험"…이준석도 경고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4.07.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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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CSIS "北, 한국과 전쟁 결심했다면…러시아에 무기 안 주고 '위장 남북평화협상'"

빅터 차 미국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 등 연구진이 지난 1일(현지시간) '쓰레기와 풍선 그리고 한국의 통일 가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이 오물풍선 안에 테러를 작정할 경우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은 지난해 3월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난 빅터 차 한국석좌의 모습. / 사진=뉴스1빅터 차 미국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 등 연구진이 지난 1일(현지시간) '쓰레기와 풍선 그리고 한국의 통일 가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이 오물풍선 안에 테러를 작정할 경우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은 지난해 3월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난 빅터 차 한국석좌의 모습. / 사진=뉴스1


미국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인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북한이 오물풍선 안에 테러를 작정할 경우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물풍선 안에 있는 내용물이 북한 체제의 취약성을 보여주지만 이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3일 CSIS에 따르면 빅터 차 한국석좌 등 연구진은 지난 1일(현지시간) '쓰레기와 풍선 그리고 한국의 통일 가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달 26일까지 총 7차례 우리나라를 향해 살포한 오물풍선 살포 배경과 북한이 전쟁에 나설 가능성 등을 분석했다.



"北, 한국에 대한 혐오는 보수·진보 뛰어넘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관련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는 모습.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상적인 이틀을 보냈으나 다른 길을 택해야 할때도 있다"며 "여러가지 옵션이 있었으나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모습. / 로이터=뉴스1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관련 기자회견장을 떠나고 있는 모습.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상적인 이틀을 보냈으나 다른 길을 택해야 할때도 있다"며 "여러가지 옵션이 있었으나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모습. / 로이터=뉴스1
CSIS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는 한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정책의 최신 표현"이라며 "김정은 정권은 한국의 보수 정당과 진보 정당 모두에 대해 극도로 분노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북한의 혐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초당적"이라고 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강력 대응하는 보수 정부에 대한 북한의 불쾌함(pique)은 예상되지만 진보 정부도 예외는 아니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진보 정부에 대한 분노는 2018~2019년 2차례 북미 정상회담 협상 결렬이 결정적이었고 이에 대한 책임을 한국 정부에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CSIS는 "오물풍선 살포는 오히려 한국의 새 통일정책에 대한 선제 조치의 성격이 강하다"며 "한국 정부는 기존 통일정책을 폐기하고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통일정책을 구상하고 있으며 자유는 북한 주민들에게 강렬하고 강력한 메시지"라고 했다.

이어 "김정은은 한국과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북한 주민들의 마음에서 통일이라는 개념을 제거하려는 것"이라며 "(오물풍선 안에) 쓰레기를 보내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 북한의 이념과 사상이 파탄했음을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물풍선 우스운 일…北 전쟁 결심했다면, 위장 평화협상 나섰을 것"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북한 남포시 강서구역에 있는 금성뜨락또르(트랙터) 공장을 찾아 현지 지도하는 모습. / 사진=뉴시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북한 남포시 강서구역에 있는 금성뜨락또르(트랙터) 공장을 찾아 현지 지도하는 모습. / 사진=뉴시스
CSIS는 "북한은 한국에 주체사상을 선전하는 전단을 날려 보내는 것이 우스운(laughable)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풍선은 북한의 약점과 불안을 보여주지만 가볍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쓰레기로 가득 찬 풍선과 그로 인한 피해는 일종의 '소프트 테러'지만 만약 풍선에 '정체불명의 흰색가루'(unidentifiable white powder)를 넣는다고 상상해보라"며 "한국 국민은 패닉에 빠져들고 한국 경제의 외국 자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CSIS 연구진은 일각에서 북한이 우리나라와 전쟁에 나설 전략적 결정을 마쳤다는 주장에 대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정권이 실제로 전쟁을 준비했다면 러시아에 모든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북한에 전쟁이 실제 카드라면 우리나라와도 관계 단절에 나서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북한은 기만·교란 전술에 능해 전쟁이 임박했다면 '위장 남북 평화협상'에 나섰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한편 국내 정치권에서도 오물풍선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심각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11일 국방부 청사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북한의 오물풍선은 사실 조잡한 행위"라면서도 "나중에 오물풍선이 말 그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IED(급조폭발물)가 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심각하게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국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지난 1일(현지시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배경 등을 분석한 보고서. / 사진=미국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미국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지난 1일(현지시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배경 등을 분석한 보고서. / 사진=미국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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