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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애 리얼리티 ‘신들린 연애’ 3회에서 남성 출연자 이홍조는 여성 출연자인 조한나와 데이트 도중 이같이 말한다. 한나는 홍조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여타 연애 프로그램이라면 여성 출연자 입에서 “그렇지 않아요”라는 대답이 나왔을 테지만, ‘신들린 연애’이기에 한나의 말없는 끄덕임에 공감하게 된다. 홍조의 직업을 폄하한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그의 직업은 일련의 뿌리 박힌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홍조의 직업은 무당이다. 그의 데이트 상대 한나는 타로마스터다. 그간 연애 프로그램에서는 흔히 볼 수 없던 직업이다. 의사, 변호사, 학원 강사 등 여러 직업군을 가진 일반인들이 연애 프로그램 단골로 출연해왔지만 홍조와 한나와 같은 직업을 가진 이는 흔치 않았다. 연애 프로그램 출연자 중에 직업이 점술사였던 건 SBS Plus, ENA의 ‘나는 솔로’ 4기 정숙(무당) 정도다. ‘신들린 연애’는 이 두 사람뿐만 아니라 전 출연진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점술사다. 그리고 이 지점이 ‘신들린 연애’만의 재미를 만든다. 낯선 영역이지만 한국 사회에 깊게 뿌리 내렸고, 궁금하지만 쉽게 알 수 없던 이들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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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가인 이재원은 합숙소에 연인이 될 인연이 있다는 자점을 쳤고, 이를 확신했다. 하지만 3일차에 0표를 받자 그는 크게 동요하며 눈물을 보였다. 격한 감정을 보이던 이재원은 결국 자진 퇴소하며 ‘신들린 연애’를 떠났다. 결과적으로 이재원은 자신의 점사대로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재원의 퇴소는 여타 연애 리얼리티와는 다른 혼란이 존재한 듯 보인다. 단지 0표를 받아 느낀 좌절감이 아닌, 자신이 업이자 신념인 점사대로 되지 않을 때의 두려움이 공존했을 수 있겠다 싶어서다. ‘신들린 연애’는 출연진들 간의 매칭을 지켜보는 것만큼 이들의 점사가 얼마나 맞아떨어지는 지 관찰하는 것도 주 시청 포인트다. 앞날을 점칠 수 있는 출연진들의 신비한 능력은 득과 실이 공존하는, 오직 그들만이 겪을 수 있는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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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들의 사연도 흥미롭다. 명문대 수학과를 나와 역술가가 된 이재원, 아버지가 스님이었던 까닭에 어릴 때부터 역술을 접한 허구봉 등 저마다의 배경으로 점술사가 됐다. 하지만 모두가 스스로 원해서 이 길을 택한 건 아니었다. 함수현과 이홍조의 경우가 그렇다. 함수현은 무당이 되기 전 10년차 은행원이었다. 함수현은 “평범하게 살려고 악 많이 썼다. (무당) 진짜 너무 안하고 싶었다. 10년 동안 오기로 버텼다“고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을 쏟았다. 이홍조의 사연도 비슷했다. 때문에 스스로 “자랑할 직업이 아니”라고 말한 그의 모습은 생각할 거리를 만든다. 무속인은 초월적 존재로 여겨지지만, 반대로 비과학적이거나 미신으로 간주되는 부정적 인식 또한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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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출연진의 직업적 특성으로 화제를 유인하는데 성공했고, 출연진들은 사랑이라는 친근한 매개를 통해 자신들을 둘러싼 벽을 허물고 있다. 지표가 말해주는 ‘신들린 연애’의 대중 반응 역시 호(好)에 가깝다. 지난주 방송된 2회는 동시간대 2049 시청률 1위(닐슨 서울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고, 공식 SNS 채널 조회수도 가파른 속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해외에서도 반응했다. 아시아 최대 범지역 동영상 플랫폼 뷰(Viu) 인도네시아에서 예능 프로그램 부문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시사점을 차치하더라도 ‘신들린 연애’는 예능적 재미가 확실한 프로그램이다. 2일 방송된 3회에서 이재원의 예상치 못한 퇴소가 흥미진진하게 다뤄진 데 이어 다음주에는 또 어떤 에피소드가 펼쳐질 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