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억원 짜리 연구성과 이 박사의 땀과 노력 있었다"

머니투데이 전주(전북)=정혁수 기자 2024.07.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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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 사람]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 이은수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 이은수 농업연구사가 지난 달 25일 유전자분석실에서 분자표지를 이용한 병저항성 개체선발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정혁수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 이은수 농업연구사가 지난 달 25일 유전자분석실에서 분자표지를 이용한 병저항성 개체선발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정혁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 이은수 농업연구사는 늘 대한민국이 세계 종자강국으로 우뚝서는 '그 날'을 꿈꾼다. 자신의 땀과 노력이 성과를 낼 수록 그 날은 더 빨리 다가올 거라 믿고 있다. 최근 총 414억원 짜리 연구성과를 가져온 '박과채소(오이·수박·호박) 대량 분자표지 개발' 연구성과는 그 과정에서 거둔 한 산물이다.

3일 (주)윕스에 따르면 이 연구사가 개발한 '분자표지 세트'의 경제적 가치는 총 414억6000만원으로 △농업인·소비자 맞춤 품종개발에 따른 농산물 내수시장 점유율 향상(262억8000만원) △우수 품종 개발·보급에 따른 병충해, 농약·비료, 농가경영비 등 절검(79억8000만원) △새 기능성 품종 조기 개발(34억2000만원) △신품종 개발기간 단축에 따른 종자기업 매출 증가(24억원) △마커세트 분석서비스 증가효과(3억6000만원) 등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사는 "개발된 채소 분자표지 세트를 활용하면 여교배(backcross) 육종 기간을 기존 6~8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단축시킬 수 있다"며 "또 분자표지 검정결과를 바탕으로 파종한 어린 묘(유묘)중 우수 개체를 선발해 본 포장에 정식하면 육종 포장 면적도 1/4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교배'는 기존 품종의 우수한 특성은 유지한 가운데 한 두 가지 단점을 찾아 개량하는 육종 방법의 하나다.

이 연구사가 개발한 박과채소 분자표지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종자산업진흥센터(전북김제)에서 민간 종자기업들에 서비스 되고 있다. 민간육종연구단지 입주기업은 물론 국내 종자기업이라면 어느 곳이든 분석 결과를 받아 육종에 활용할 수 있다. 원예원(분자표지 개발)과 농진원(분석 서비스 제공)의 협업으로 국내 종자기업들은 디지털육종기술을 활용한 우수 품종개발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원예과학 전공)를 졸업한 이 연구사는 해병대에서 ROTC장교로 복무한 뒤 2015년부터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농업연구사로 일하고 있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만나도 포기하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뚝심이 있다'는 평을 받는 이 연구사는 평소에도 많은 양의 문헌을 검토하고, 원예원 선후배 연구자와 산업·학계 전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이 연구사는 "국내 민간 종자기업이 1600여개에 달하지만 이중 80%가 소규모 업체로 품종 개발보다는 생산·판매만 하는 영세기업이 대부분"이라며 "유전자 교정, 디지털 육종 등 신기술을 활용한 품종 개발에 나서고 있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 종자 선진국을 따라 잡으려면 관련 기술개발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 연구사는 이같은 연구성과에 힘입어 그동안 △연구노트 작성·관리·활용 사례 공모전 우수상(2021년) △농업과학기술 포상 실용화협력팀상(2022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우장춘상(2024년) △과학의 날 과학기술진흥유공 장관표창(2024년) 등 다양한 상을 수상했다.

이 연구사는 "앞으로 국내 종자기업의 디지털육종지원 기반 조성과 종자산업 활성화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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