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마무리의 원치 않던 '홀드 2개', 투 피치 문제인가 "본인 스스로 불안"... 그래도 실마리 보인다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4.07.0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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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이용찬. NC 다이노스 이용찬.


NC 다이노스 투수진의 '큰 형님' 이용찬(35)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점차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이용찬은 2일 기준 올 시즌 37경기에 등판, 3승 5패 1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ERA) 2.92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37이닝 동안 36탈삼진과 12사사구, 43피안타를 기록하며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46, 피안타율 0.301을 마크하고 있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준수하지면, 투구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4월 말까지 2.08의 ERA를 기록했지만 5월 3.72, 6월 3.60으로 높아졌다. 세이브를 하더라도 주자가 나가면서 불안한 투구가 이어졌다.

올 시즌 2번의 홀드 모두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용찬은 NC 이적 후 2021년에도 3홀드를 기록했지만 당시에는 원종현(현 키움)과 마무리투수 교대를 하기 전 따낸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세이브 상황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홀드로 둔갑한 것이다.



5월 22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4-3으로 앞서던 9회 말 마운드에 올랐는데, 1사 후 9구 승부 끝에 임병욱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2아웃을 잡은 후에도 로니 도슨에게 안타, 송성문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4번 이주형 타석에서 좌완 임정호가 등판해 유격수 땅볼을 만들면서 블론세이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NC 이용찬(맨 오른쪽)이 6월 21일 인천 SSG전에서 9회 말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NC 이용찬(맨 오른쪽)이 6월 21일 인천 SSG전에서 9회 말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한 달 뒤인 6월 21일 인천 SSG전에서도 2점 차 리드를 가지고 8회 말 2사 1, 3루에서 등판했다. 까다로운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유격수 김주원의 호수비 속에 막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9회 말에는 한유섬과 김민식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후 희생번트에 이어 박성한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3-2로 쫓기는 동시에 주자가 1, 3루가 되자 결국 NC는 이번에도 임정호를 투입했다. 임정호는 대타 추신수에게 1루 땅볼을 유도해 3루 주자를 홈에서 아웃시켰고, 박지환에게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용찬은 의도하지 않은 홀드를 하나 더 기록하고 말았다.


이후 3일을 쉰 후 25일 고척 키움전에 등판했지만, 이번에는 도슨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해 국가대표(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뽑힐 정도로 리그 정상급 마무리였던 이용찬은 왜 공략당하는 것일까. 최근 강인권(52) NC 감독은 "이용찬이 제 컨디션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용찬이) 투 피치(패스트볼, 포크볼) 성향이다. 지난해에는 커브와 슬라이더도 던졌는데, 올해는 본인 스스로 불안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타자들의 노림수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었다.

NC 이용찬.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이용찬.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실제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2년만 해도 이용찬은 패스트볼과 포크볼 이외 구종 구사율이 11.4%(커브 6.5%+슬라이더 4.9%)였지만, 올 시즌에는 5.9%(커브 0.2%+슬라이더 5.7%)로 내려갔다.

그래도 강 감독은 "이용찬 선수가 더 좋은 활약을 해줘야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기 때문에 좀 더 힘을 냈으면 하는 생각이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이용찬은 지난달 30일 창원 LG전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았다. 팀이 6-9로 뒤지던 9회 초 등판한 그는 첫 타자 허도환에게 던진 5개의 공 중 슬라이더를 3개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오스틴 딘에게도 바깥쪽 슬라이더로 뜬공을 유도했다. 좌타자인 안익훈에게는 다시 포크볼과 포심을 주로 던졌지만, 적어도 우타자에게는 슬라이더로 재미를 봤다.

NC는 지난해 불펜의 핵심이었던 류진욱(28)이 오른쪽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고 이탈한 상태다. 그나마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김재열(28)이 2.01의 ERA와 10홀드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중이고, 부상에서 돌아온 김영규(24)도 11홀드를 따냈다. 하지만 결국 마무리인 이용찬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퍼즐이 완성된다.

이용찬.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용찬.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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