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채상병 특검법 상정" 與 '필리버스터'로 제동...국회 또 파행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차현아 기자, 정경훈 기자 2024.07.0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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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질의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4.07.02.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질의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4.07.02.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22대 국회 원구성이 어렵게 완료된 이후 처음으로 본회의가 열렸으나 여야 대치로 정국이 또다시 급랭했다. 검사 4인에 대한 탄핵소추안(탄핵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시키는 안건 표결에 반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때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또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상병 특별검사법안의 상정을 막기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맞섰다.

국회는 2일 오후 2시부터 본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예정보다 약 1시간 반 늦어진 3시30분이 지나서야 개의했다. 이날 야권 주도로 발의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된다는 소식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 개의 직전 우원식 국회의장실에 항의 방문하면서다. 이날 본회의는 지난달 27일 공석이던 국회 7개 상임위원장이 모두 선출돼 원구성이 완료된 뒤 처음 열린 본회의였다.



이날 안건 협의를 위해 의장실을 찾았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법안 처리를 위해 안건을 상정한 전례가 없다. 이건 대정부질문을 형해화시키고 지금까지의 의사진행 관례를 깨는 것"이라며 "이런 의사진행에 동의할 수 없다는 강한 항의의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에 반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은 오는 19일이 채상병 1주이기라 (처리 시기를) 양보할 수 없다"며 "우 의장에게 (특검법안) 상정을 요청하고 특검법을 처리하기로 했다"고 맞섰다.



채상병 특검법 상정을 둘러싸고 본회의 시작 직전까지도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를 이유로 본회의 시작 후에도 한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이날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22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민주당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원구성 이후 첫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하는 공식적인 날에 민주당이 여야 관계에 칼을 꽂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검(법 처리를) 오늘 말고 날을 미뤄서, 여야 (관계를) 복원하고 차후 논의하자는 유연한 입장을 전했다. 특검에 반대하는 뜻은 명확하지만 오늘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뜻을 민주당과 의장께 밝혔지만 (특검법안 상정 연기가) 관철되지 않아서 대단히 유감"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정점식(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 앞에서 '채해병 특검법’ 상정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7.02. suncho21@newsis.com /사진=[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정점식(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 앞에서 '채해병 특검법’ 상정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7.02. [email protected] /사진=
이날 본회의는 국민의힘 의원들 없이 개의됐다. 개의 직후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박상용 검사 외 강백신·김영철·엄희준 검사 등 총 4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보고됐다.


김홍일 전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직전 자진 사퇴했는데 이에 대해 우원식 의장은 "탄핵소추 대상자가 국회 표결을 앞두고 사퇴하는 것은 헌법이 입법부에 탄핵소추권을 부여한 뜻과 그에 따른 절차를 무시하는 행동이다. 고위공직자로서 매우 무책임하고 잘못된 행동"이라며 "김홍일 전 위원장의 부적절한 사퇴를 수리한 정부에도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검사 4인에 대한 탄핵안은 국회 법사위로의 회부의 건이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정부질문이 시작된 이후에야 본회의장에 들어왔다.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가 쟁점이 됐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 사안에 대해 "대통령의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고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사상 초유로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해 처리하려 한다. 일당 독재국가의 국회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당초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채상병 특검법 상정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여당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며 상정에는 제동이 걸렸다. 국민의힘은 6월 임시회가 끝나는 오는 4일까지 의원 전원이 조를 짜서 비상대기하는 한편 밤샘 토론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3일 저녁 쯤 표결로 필리버스터를 종료하고 특검법 표결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가 개시되더라도 국회 재적 의원의 5분의 3, 즉 180명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뒤에는 강제 종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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