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외교노선' 모디, 8~9일 러시아 찾아 푸틴 만난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7.0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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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요가의 날을 맞아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다./AFPBBNews=뉴스1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요가의 날을 맞아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오는 8~9일 이틀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디아익스프레스 등 외신은 모디 총리가 8~9일 이틀 동안 러시아를 방문한 뒤 9~10일 오스트리아 빈을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5일 크렘린궁은 모디 총리가 이달 초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공식 발표는 이번 주 나올 것을 보인다. 모디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이후 5년 만이 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는 처음이다.

모디 총리는 3선 성공 후 첫 해외 방문으로 러시아를 택했다. 보통 주변국인 부탄, 몰디브, 스리랑카 등을 먼저 방문하는 관례를 깨는 것이다. 관측통들은 인도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단 방증이라고 봤다. 세계 3위 원유 소비국인 인도는 러시아 원유 최대 수입국이다. 서방 제재 후 지난 23개월 동안 인도가 저렴한 러시아 원유를 수입해 아낀 돈은 130억달러(약 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는 인도 무기 수입의 36%를 차지하는 주요 무기 공급국이기도 하다. 다만 이는 10년 전에 비해 반토막 난 수준으로 인도는 공급국을 프랑스와 미국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이번 방문을 두고 인도가 중국과 국경 갈등을 빚으면서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의 밀착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대선 승리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뉴델리 소재 마노하르파리카르국방연구소의 스와스티 라오 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관계가 심화하는 건 인도로서 가장 친한 친구가 적과 동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인도가 이런 우려를 갖고 있다면 총리가 그곳에 가서 푸틴 대통령과 최고위급으로 대화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사안에 정통한 인도 소식통들은 두 정상이 군 협력 강화를 위한 물류 공급, 5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을 위한 논의 재개, 원전 협력 등 다양한 사안을 논의하겠지만 돌파구가 될 만한 합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한편 모디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미국엔 불편한 일이 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으로선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해 관계 강화에 공을 들여온 베트남과 인도 정상을 잇달아 만남에 따라 외교적 승리가 될 수 있다. 모스크바에서 인도 전문가로 활동하는 알렉세이 바하로프는 "인도 같은 주요국 지도자의 방문은 러시아가 국제적 고립에 직면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며, 이는 크렘린궁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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