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하락한 현대차그룹주… 밸류업 상승세 꺾였나?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24.07.0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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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2023년 8월17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수출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스1.2023년 8월17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수출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스1.


현대차그룹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가운데 6월 자동차 판매량 감소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비완성차 계열사들의 거래량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일 코스피에서 현대모비스 (241,000원 ▲2,500 +1.05%)는 전날보다 4.9% 떨어진 23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277,500원 ▲1,500 +0.54%)는 4.7%, 현대로템 (38,100원 ▲450 +1.20%)은 4.2% 하락률을 기록했다.



기아 (125,600원 ▲1,900 +1.54%) 3.9%, 현대위아 (57,700원 ▲800 +1.41%) 3.8%, 현대오토에버 (174,000원 ▲5,700 +3.39%) 3.2%, 현대건설 (31,850원 ▼350 -1.09%) 3% 등 현대차그룹주에 속한 모든 상장사가 하락 마감했다.

전날 발표된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 감소가 그룹주 전반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판매량이 35만1516대로 전년 동기보다 6.3% 줄었다. 국내 판매는 14.8%, 해외 판매는 4.4% 감소했다. 기아 판매량 역시 줄었다. 지난달 판매량은 26만7536대로 3.9% 감소했다.



판매량 감소와 더불어 최근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 급등도 현대차그룹주의 하락세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주주친화 정책 발표에 전날 주가가 10% 올랐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28일 보통주 3750만주 무상증자 결정을 발표했다. 전년 대비 배당금 최소 5% 상향, 배당성향 최소 25% 이상을 골자로 한 신규 배당정책도 내놨다. 현대글로비스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자 투심이 집중됐다. 6월 이후 전날까지 주가 상승률이 34%에 달했다.

/사진=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사진=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도 최근 주가 상승세가 이어졌다. 6월 이후 현대차 13%, 기아 9%, 현대모비스 15%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회사 역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중심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인도 증시 상장 추진도 강력한 호재로 작용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그룹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임박설도 계속 흘러나오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최근 그룹주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떨어지면서 상승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일 기준 120일 평균 거래량은 현대모비스 25만주, 현대글로비스 11만6000주, 현대오토에버 14만주, 현대위아 10만7000주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래량을 절대적인 투자판단 지표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으나 실적성장, 밸류에이션, 주주환원 등 투자 포인트가 두루 확보돼 있음에도 다소 낮은 거래량이 지속되고 있다면 활성화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완성차 계열사(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등)들은 10만~25만주 수준의 일평균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HL만도, 에스엘 등 상대적으로 시총이 낮은 코스피 부품사들과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부족한 거래량"이라고 했다.

신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수년째 다양하게 시장에 제시돼 왔다"며 "원활한 시나리오 가동을 위한 상속세율 인하 및 IPO(기업공개) 기반 대주주 재원 확보 등 선결조건들에 대한 단기적 해소 가능성이 작다는 점 역시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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