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전면전? 이란 "모든 수단 동원해 도울 것"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7.0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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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사이 전면전이 시작되면 헤즈볼라 지원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가자지구 전쟁에 이어 중동지역의 확전 우려가 고조된다.

20일 레비논 남부 쿠파르 킬라에서 진행된 헤즈볼라 전사 웨흐비 모하메드 이브라힘의 장례식에 참석한 그의 동료들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연대해온 레바논 헤즈볼라는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수십발의 로켓을 퍼부었다.   2024.06.20  /AFPBBNews=뉴스120일 레비논 남부 쿠파르 킬라에서 진행된 헤즈볼라 전사 웨흐비 모하메드 이브라힘의 장례식에 참석한 그의 동료들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연대해온 레바논 헤즈볼라는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수십발의 로켓을 퍼부었다. 2024.06.20 /AFPBBNews=뉴스1


카말 카라지 이란 최고지도자실 고문은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전면전이 시작되면 헤즈볼라를 군사적으로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란을 포함한 모든 아랍 국가는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레바논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전 지역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이란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헤즈볼라를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카라지 고문은 또 미국이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 사태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슬람 공화국은 국지전에 관심이 없다"며 "전쟁의 확대는 이란이나 미국 등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또 다른 익명의 이란 관리는 FT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겨냥할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지역 내 무장 단체 네트워크를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이후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 물리적 충돌은 주변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한다. 특히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들이 하마스를 지지하면서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의 선박을 공격했으며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를 드론 등으로 계속 공격해 왔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지난 4월 서로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서로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 작전을 승인하면서 양측 간 전면전 우려가 커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25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전쟁이 확전되면 중동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갈란트 장관은 하루 뒤인 26일 헤즈볼라를 향해 "레바논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전면전을 원치는 않는다고 했다.


한편 이란은 지난 5월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이후 28일 대통령 보궐선거를 실시했다. 당시 1차 투표에서 투표율이 40%에 머물면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 50%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어 오는 5일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됐다. 결선투표에서는 '하메네이 충성파'로 꼽히는 핵 협상 전문가인 사이드 잘릴리 전 외무차관과 첫 투표 깜짝 1위에 오른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가 맞붙는다. 다만 카라지 고문은 이와 관련해 "누가 선거에서 이기느냐에 따라 외교 방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정책 전략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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