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https://thumb.mt.co.kr/06/2024/07/2024070215017234555_1.jpg/dims/optimize/)
리사는 여태껏 자신의 출신과 그곳 문화를 드러내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Rockstar’ 뮤직비디오의 시작을 “일본 특유의 사이버 펑크 미학”을 반영한 네온사인으로 꾸민 야오와랏 거리로 설정한 것은 그 연장선으로, 촬영을 위해 상점 대표들에게 일일이 ‘대여료’를 지불했다는 소문은 리사가 자신의 뿌리에 관해 얼마나 얘기하고 싶었고 또 어떤 식으로 얘기하고 싶었는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장소뿐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외양에도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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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Rockstar’는 편견과 과소평가에 동시에 노출된 동남아시아 여성도 성공의 정점에 도달하고 세계적인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관한 선언인 동시에, “나만의 아름다움은 내가 정의한다”라는 삶의 설계자로서 주체성의 강조이다. 아울러 자신의 선택과 신념이 자신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개성을 포용하는 찬가”이자, “규범에 순응하는 것에 대한 반항”이기도 하다. ‘Rockstar’는 세상의 검증을 구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의 열정을 추구하자는 리사의 단도직입적인 메시지다.
![사진=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https://thumb.mt.co.kr/06/2024/07/2024070215017234555_3.jpg/dims/optim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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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떠난 블랙핑크 리사, 태국서만 1위.”
여기까지가 올해 초 RCA와 솔로 계약을 맺고 자신의 새로운 매니지먼트 회사 ‘라우드(LLOUD)’를 세운 리사가 발매한 ‘Rockstar’의 해외 리뷰를 종합한 얘기다. 그리고 위 헤드라인은 최근 국내언론사들이 내건 기사의 제목이다. 제목에서부터 한국 독자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려는 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에서 리사가 입은 ‘별모양 의상’의 표절 의혹에 관해서도 몇몇 언론들은 한 중국인 디자이너의 SNS 주장을 토대로 날을 세웠는데, 과연 리사가 한국인이었더라도 그런 기사를 내보냈을까 의문이 드는 지점이다. 지난 곡들인 ‘LALISA’나 ‘MONEY’와 크게 다르지 않아 아쉽다는 음악적 평가는 그나마 ‘Rockstar’를 ‘케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리사와 그의 음악을 바라본 건강한 견해들이다. 그렇게 이러쿵저러쿵 하는 와중에도 ‘Rockstar’는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8위에 오른 것을 넘어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월드와이드 정상에까지 올라 리사의 글로벌 트렌드세터로서 위치를 재확인시켰다. 우린 그저 ‘블랙핑크 출신’인 리사를 더 응원해주고 자랑스러워 해주면 되는 것 아닐까.
알려진 대로 케이팝은 국악 같은 장르가 아니다. 제이팝, 브릿팝처럼 팝은 팝이되 ‘한국’ 시장에서 나왔으니 붙인 산업 차원의 구분이자 위치일 뿐이다. 영미권 대중음악 소스에서 많은 것을 가져온 케이팝은 시작부터 해외를 노렸고 지금은 더 노리고 있다. 다른 글들에서도 간간이 언급했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그런 케이팝에 이중 감정을 갖는다. 바로 다국적 멤버 구성을 받아들이면서도 그들을 ‘케이’라는 국가적 범주에 가두려는 심리와, 한국을 넘어 세계를 휘젓길 바라면서도 그 주체만큼은 ‘한국인’ 멤버이길 바라는 심리다. 이 집단적 소유욕이 리사의 신곡을 두고 ‘케이팝이냐, 타이팝이냐’ 냉소적인 말장난들을 하게 만들고 있다. 리사는 더 이상 케이팝 스타가 아니다. 그는 이미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록 스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