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인·테무발 항공물류 대란오나…화물운임 40% 급등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7.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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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와 쉬인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중국발 항공화물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밀려드는 해외 주문에 대응해 항공화물 물량을 대거 늘리면서다. 화물칸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도 급등세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이 연내 중국산 초저가 직구 서비스를 예고한 가운데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항공물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발, 특히 중국 남부 제조업 허브를 중심으로 항공화물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운임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중국 남부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화물 운임은 1kg당 5.27달러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뛰었다. 팬데믹 물류대란을 겪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업계는 그 배경으로 알리, 테무, 쉬인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급성장을 지목한다. 항공운송은 해상운송에 비해 빠르지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보통은 스마트폰, 노트북 같은 작고 비싼 물건이나 생선, 꽃같이 쉽게 상하는 물품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테무나 쉬인은 값싼 옷과 생필품 등을 나르는 데 항공운송을 이용한다. 저가 중국산 공산품을 해외로 배송하기 위한 항공화물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단 설명이다. 다국적 화물 특송업체 DHL글로벌포워딩의 팀 샤와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불과 1~2년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일부 아시아 출발 노선에서 이들의 화물 점유율은 30%를 넘는다"고 말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워 해외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판매자들은 해외에 창고를 두지 않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데다 미국의 경우 800달러 이하 직구 수입품에 대해선 관세를 부과하지 않아 관세도 면제받는다. 노르웨이 화물분석 업체인 제네타의 니알 반 더 우 수석 항공화물 책임자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붐은 놀라울 정도로 짧은 시간에 항공화물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해상 무역로인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이어지는 점도 항공화물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네덜란드 소재 항공화물 자료제공업체인 월드ACD는 지난달 보고에서 후티 반군의 잇따른 상선 공격으로 해상화물 수송이 지연되면서 화주들이 항공화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아마존까지 가세할 분위기다. 아마존은 테무, 쉬인을 겨냥해 올가을 중국산 초저가 의류와 생활용품 등을 직구할 수 있는 섹션을 출범한단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아마존을 통해 저가 중국산 제품을 주문해 9~11일 안에 직배송 받을 수 있다.

운송업계는 올해 연말연시를 앞두고 화물운송 성수기가 겹치면 공간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DHL글로벌포워딩은 "10월에 가서 추가 공간을 요구하면 답이 없을 것"이라면서 "판매자나 소매업체들은 높은 가격으로라도 당장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네타의 반 더우 책임자 역시 "미리 항공화물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화주는 앞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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