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신 아시아 가자" 눈 돌린 외국인들…'이민자 천국' 된 이유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7.0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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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웰컴인!' 대한민국③-2

편집자주 이르면 올해 우리나라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다인종·다문화 국가'가 된다. 다문화 인구, 장기 체류 외국인 등 이주배경 인구의 비중이 5%를 넘어서면서다. 합계출산율 0.7명으로 인구절벽을 향해 달려가는 대한민국. 국가소멸로의 질주를 멈출 방법은 사실상 이민을 늘리는 것뿐이다. 이주민 또는 다문화 시민들과 함께 화합과 번영을 이룰 방법을 찾아본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의 출입국 카운터 /AFPBBNews=뉴스1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의 출입국 카운터 /AFPBBNews=뉴스1


싱가포르,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가 새로운 '이민자 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저출산·인구감소 등으로 인한 노동 인력 부족 위기를 외국인 유입으로 해결하고자 자국으로의 이민자·외국인 근로자 유치를 위한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과거 '이민자의 천국'으로 불렸던 유럽에서 '반이민' 여론이 거세진 가운데 '인구 감소' 위기에 놓인 아시아가 외국인들의 새로운 정착지로 떠오르는 것이다.

13년 연속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초고령화 사회 일본은 '특정기술 노동자'(SSW) 비자 제도 도입으로 외국인 근로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1993년부터 시작한 외국인 기능실습제도를 대체하는 출입국관리·난민법 개정안 제정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 기간을 늘리려고 한다. 개정안으로 일본은 향후 5년간 최대 80만명의 외국인 근로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일본 내 외국인 인구는 340만명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2027년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개정안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일본 체류 자격은 △육성취업(3년) △특정기능 1호(5년) △특정기능 2호로 나뉜다. 육성취업제도는 기존의 외국인 기능 실습 제도를 없애고 도입하는 것으로 3년간 머물 수 있게 했다. 이후에는 최대 5년 더 체류할 수 있는 특정기능 1호(간병·건설 등 16개 분야)를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특정기능 2호는 고숙련 기능을 요구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외국인을 위한 체류 자격으로, 가족을 동반하고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어 사실상 '이민 비자'로 평가된다.

국가별 외국인 근로자 수/그래픽=김지영국가별 외국인 근로자 수/그래픽=김지영
2008년 상속·증여세 폐지로 외국 기업과 자산가를 유치했던 싱가포르는 지난해부터 해외 네트워크 전문지식 비자인 'ONE 패스'로 외국인의 장기 거주를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싱가포르의 지난해 합계출산율 0.97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명 미만으로 떨어졌지만, 전체 인구수는 592만명으로 3년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의 외국인 근로자 수는 152만5500만명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2025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는 대만도 외국인 근로자, 이민자 수용에 적극적이다. 대만은 1989년부터 외국인 근로자 유치에 나서왔지만, 역사적으로 이민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2020년 0.975명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민자 수용에도 눈을 돌렸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65명이었다.

대만은 기존 외국인 근로자 유출 방지와 전문 및 저숙련 근로자 유입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2021~2030년 10년간 외국인 근로자 40만명 확대를 목표로 세웠다. 노동부는 2022년 4월30일부터 '외국인 기술인력 장기보유 프로그램'을 공식 시행해 대만에서 6년 이상 근무하거나 준학사(2년제)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화교 및 유학생 근로자를 '중급 전문 외국인 근로자' 재지정 신청을 가능하게 했다. 중급 전문 근로자로 재지정된 외국인은 대만에서 체류 기간 제한 없이 일을 할 수 있고, 5년 뒤에는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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