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엔저 지금이 기회"…일본 호텔에 외국인 투자 몰린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7.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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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숙박업계에서 외국인 투자 붐이 이어지고 있다. 슈퍼 엔저를 바탕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이 일본을 찾고 객실 단가도 올라가면서 투자하기 좋은 여건이 마련됐단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30일 일본 도쿄 유명 관광지인 센소지 사찰 근처 상점가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AFPBBNews=뉴스1지난 4월30일 일본 도쿄 유명 관광지인 센소지 사찰 근처 상점가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AFPBBNews=뉴스1


1일(현지시간) 로이터가 MSCI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 호텔업계로 유입된 국경 간 투자는 13억8000만달러(약 1조912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2%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176.3% 폭증했다.



미국 호텔 브랜드인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 초이스 등도 일본 현지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일본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이름이 익숙한 호텔을 찾는 경우가 많다. 올해 첫 5개월 동안 90만명 넘는 미국인이 일본을 찾았다.

지난해 골드만삭스, KKR, 블랙스톤 등 월가 투자은행들이 일본 호텔에 20억달러를 투자했고, 올해 4월엔 사모펀드 오션링크가 일본 먼데이호텔 지분 투자 소식을 발표했다. 싱가포르계 부동산 투자회사 SC캐피털파트너스는 올해 일본에서 호텔 6곳을 더 사들인단 계획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 호텔 산업이 유망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해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500만명을 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기록한 3188만명의 79%까지 회복한 것이다. 올해엔 이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이미 1400만명 넘는 관광객이 일본을 찾았다. 2030년까지 연간 6000만명 유치하는 게 일본의 목표다.

일본에서 인플레이션 환경이 조성되면서 호텔들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상업용 부동산 정보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벚꽃 관광객이 몰린 올해 3월 일본의 평균 일일 객실 요금은 2만엔을 넘어 1997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로는 20% 오른 것이다. 평균 객실 점유율은 78%에 달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따른 엔화 약세 역시 일본 여행과 투자 매력을 부추기는 배경이다. 엔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엔·달러 환율은 2일 아시아 시장에서 161.57엔까지 치솟으며 38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달러를 상대로 12% 떨어졌는데,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170엔을 전망하는 경우도 나오는 등 당분간 엔화 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일본의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따른 투자 위험도 상존한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사빌스는 일본의 노동력 부족 현상은 특히 호텔 업계에서 심각하다면서 사업과 수익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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