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에 효자 노릇 '톡톡'…그랜저 판매 '반토막' 났는데 SUV 질주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4.07.0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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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LA 오토쇼(2023 Los Angeles Auto Show)'에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싼타페’가 전시돼 있다. (현대차 제공)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지난해 11월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3 LA 오토쇼(2023 Los Angeles Auto Show)'에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싼타페’가 전시돼 있다. (현대차 제공)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국내 완성차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RV(레저용차량) 차종이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단과 전기차 판매가 부진을 겪는 가운데 SUV 라인업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4일 현대차·기아 판매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국내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8% 감소한 34만5704대, 기아는 5.8% 줄어든 27만6021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이 감소한 와중에도 SUV와 RV판매는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1.2% 늘어난 12만824대, 기아는 14% 증가한 17만9517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1~6월 판매량 중 35%가 RV 또는 SUV였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차는 중형 SUV '싼타페'로 3만9765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0.1% 늘어난 수치다. 기아는 상반기 중형 SUV '쏘렌토'를 4만9588대, 대형 RV '카니발'을 4만4868대 팔았다. 이들 차량의 판매 대수는 같은 기간 각각 35.6%, 14% 증가했다. 준중형 SUV '스포티지'는 8.9% 늘어난 3만9299대, 소형 SUV '셀토스'는 8.4% 증가한 2만9203대로 집계됐다.

반면 세단과 전기차는 완성차 시장 침체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세단 판매의 경우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8만5045대, 기아는 7만23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0.3%, 19.5% 줄었다. '대표 국민차'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올해 상반기 3만3370대가 팔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줄어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 6' 판매량은 68.6% 감소한 2128대로 집계됐다.



SUV 쏠림 현상이 계속되면서 중견 완성차업체도 SUV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상반기 대표 SUV인 '토레스'를 8492대, 전기차 '토레스 EVX'를 3892대 각각 판매했다. 올해 3분기 토레스 플랫폼 기반의 쿠페형 SUV를 내놓을 전망이다. GM한국사업장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을 주력으로 내세운 GM한국사업장은 중형 SUV '쉐보레 이쿼녹스 EV'를 향후 출시할 계획이다. 르노코리아는 한국 맞춤형 중형 하이브리드 SUV '그랑 콜레오스'를 선보이고 이달부터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SUV는 실내 공간이 넓어 큰 짐을 싣기도 좋고 거주성이 뛰어나 수요가 꾸준하다"며 "최근에는 아이가 있는 가족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서도 세단 대신 SUV 선호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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