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시대' 서막…이원직 대표 "톱10 CDMO 도약"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4.07.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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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시대' 본격화…'1공장 착공' 기자간담회
3일 착공식 개최…신동빈 회장·신유열 전무 참석
'후발주자' 한계에도…"품질 자신감, 생산규모 크다고 경쟁력 있진 않아"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송도시대' 첫 삽을 뜬 롯데바이오로직스(이하 롯데바이오)가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청사진을 제시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공격적 투자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 품질 위주의 초격차를 이루겠단 목표다. 이원직 롯데바이오 대표는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이하 송도 캠퍼스) 착공식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30 글로벌 톱(TOP)10 CDMO 도약'이란 목표를 실현하겠다"며 "고객사 만족을 넘어 생산·개발 파트너십을 형성, 한국 바이오산업과 동반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는 롯데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신성장 사업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롯데바이오 글로벌전략실장)의 사실상 첫 '경영시험대'기도 하다. 신 전무는 지난달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3세 경영'을 본격화한 바 있다. 이날 오전 11시 송도 캠퍼스 1공장 착공식에도 신 회장과 함께 참석한다.



롯데바이오는 지난 3월 1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2026년 1분기 건설 완료·2027년 가동이 목표로 정상 가동률 확보까지 4~5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완전가동 시 매출 7000억원, 영업이익률 30%가 예상된다. 회사는 2030년까지 4조6000억원을 투입, '메가 플랜트'(거대 생산공장) 건설에 나선다. 캠퍼스 규모는 전체 20만2285.2㎡(약 6만1191평)로 각 12만ℓ(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3개(36만ℓ)가 들어선다.

사업 전략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미국 시러큐스 생산시설 인수→CDMO 사업 전환 그리고 자체 공장 증설의 '투트랙'이다. 롯데바이오는 자체 공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선행적으로 시러큐스 시설을 사들여 기술 도입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1월 PMI(인수 후 통합)를 끝낸 시러큐스 캠퍼스의 ADC(항체-약물접합체) 생산 설비 확보에만 8500만달러(약 118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시러큐스 공장은 내년 1분기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 송도와 시러큐스 캠퍼스(4만ℓ)를 합하면 전체 시설 총 생산능력은 약 40만ℓ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사진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롯데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사진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
현재 착공 중인 송도 캠퍼스 1공장은 총 5층 구조로 공정·생산시설과 근무시설이 포함된 복합건물이다. 개발 초기부터 상업 생산에 이르는 '앤드 투 앤드'(End to End) 서비스가 가능하다. 전체 건물은 11만㎡(1층당 6000평·총 3만평)로 높이는 41m다. 특히 고역가(High-Titer) 의약품 생산을 위한 3000ℓ 바이오리액터 8개(듀얼타입 4세트)가 별도 마련된단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타이터(Titer)란 배양액 속 항체의 양을 말하는데 기존 시설 대비 고농축 방식의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유형덕 롯데바이오 사업증설부문장은 "시러큐스 캠퍼스에선 임상 제품 및 미들 스케일(Middle scale) 의약품과 ADC를, 송도 캠퍼스에선 라지(Large) 스케일 제품뿐 아니라 고역가 등 여러 공정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새로운 모달리티를 확대하는 방향도 고려 중이다.

다만 사업 진입 속도와 생산능력이 경쟁사에 못 미친단 점은 여전한 한계다. 그럼에도 롯데바이오는 고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 부문장은 "CDMO 산업은 생산 규모로 순위를 매기는 프레임에 갇혀있는데, 양질의 의약품을 얼마나 높은 품질로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국내외 CDMO사 규모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경쟁력이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인력도 롯데바이오의 '믿는 구석'이다. 유 부문장은 "현재 미국에만 10~20년 경력을 가진 직원 460명이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 중"이라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자체 인원 수급이 가능하며, (양쪽 시설 간) 로테이션 근무로 지금도 공장 스터디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복지 차원에서 회사 성장과 임직원의 보상이 결합된 구조로 스톡옵션을 운영 중으로 현재 임직원 대부분이 부여받았다"며 "보상안을 통해 롯데바이오 영입 유인책을 유지할 만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바이오는 약 5년 뒤 IPO(기업공개)를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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