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유 없는 상승?…4개월만에 200불 회복, 도대체 왜?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4.07.0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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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가팩토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뉴스1독일 기가팩토리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뉴스1


테슬라 주가가 1일(현지시간) 5거래일째 상승세를 지속하며 200달러를 회복했다.

테슬라는 다음날 올 2분기 전기차 인도량 발표를 앞두고 이날 6.05% 급등한 209.86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1월19일 종가 212.19달러 이후 최고치다. 또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 위에서 마감하기는 지난 3월1일 이후 처음이다.

부정적 보고서에도 주가 급등
테슬라 주가는 이날 웰스 파고의 애널리스트인 콜린 랭건이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급등했다.



랭건은 이날 테슬라의 올해 전기차 판매량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올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는 180만대이다. 하지만 랭건은 테슬라가 올해 전기차를 160만대밖에 못 팔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테슬라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가격 인하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랭건은 테슬라에 '매도' 의견과 목표주가 12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2분기 전기차 인도량도 부진할 듯
테슬라는 2일에 올 2분기 전기차 인도량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보통 새로운 분기 둘째 날에 전 분기 전기차 인도량을 발표한다. 발표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통상 오전 9시(미국 동부시간) 전후다.

테슬라의 올 2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42만대로 전년 동기 46만6000대에 비해 9.9%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대비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인도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지난 2주일간 주가가 18% 급등했다.


현재로서는 최근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리는 촉매가 무엇인지 뚜렷하게 파악된 것은 없다.

테슬라도 밈 주식?
구겐하임의 애널리스트인 로널드 제브시코프는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 주가가 왜 오르는지) 파악하기가 힘든 가운데 우리는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 포효하는 키티)가 전기차를 운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농담을 한다"고 밝혔다.

로어링 키티는 밈 주식(유행성 주식)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인 개인 투자자 기스 질을 뜻한다. 제브시코프는 최근 테슬라 주가가 밈 주식처럼 펀더멘털의 변화 없이 군중심리에 의해 오르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테슬라에 '매도' 의견과 목표주가 126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제브시코프는 "전기차 주식은 시장에 로어링 키티와 관련해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뉴스가 있는 날 밈 주식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며 이날 "테슬라보다는 덜 올랐지만 전기차 주식 대부분이 랠리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지적했다.

이날 리비안 오토모티브는 3.7% 올랐고 대표적인 밈 주식인 게임스톱은 5.3% 급락했다.

테슬라 올들어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테슬라 올들어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8월8일 로보택시 기대감?
테슬라가 로보택시를 공개하기로 한 8월8일이 다가오면서 테슬라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인 댄 아이브스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오는 8월8일 로보택시의 날이 주가에 단기 촉매로 테슬라 스토리에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궁극적으로 1조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에 도달할 수 있는 열쇠는 테슬라에 자율주행 비전이 확고히 자리 잡는 것"이라며 "완전자율주행(FSD) 최신 버전과 중국에서 진행되는 FSD 테스트를 보면 테슬라의 자율주행 비전은 모퉁이를 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75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또 다른 테슬라 낙관론자인 모간스탠리의 애덤 조나스는 테슬라의 로봇사업이 가진 잠재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조나스는 테슬라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31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조나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에 대한 우리의 논거는 테슬라가 자동차회사이자 동시에 에너지, AI(인공지능), 로봇회사라는 것"이라며 "실제로 우리의 목표주가 310달러 중 자동차 사업의 가치는 67달러로 약 2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와 친분 덕분?
일각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 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초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폭스뉴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6월13일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별한 이유 없이 연락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부인하긴 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머스크가 고문 역할을 맡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전기차 인도량 따라 주가 급변동 가능성
한편, 옵션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올 2분기 전기차 인도량 발표에 따라 주가가 5%까지 상승하거나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번의 분기 인도량 발표 때 테슬라의 평균 주가 변동률은 아래, 위로 3%였다.

지난 4월에 올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을 발표할 때는 인도량이 예상보다 부진해 주가가 거의 5% 급락했다.

테슬라는 올 2분기 전기차를 발표하고 2주일 가량 지난 오는 17일쯤 2분기 실적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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