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가 무슨 고령" vs "면허 매년 갱신"…시청역 참변에 갑론을박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4.07.0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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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A씨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스1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A씨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스1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68세 남성이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한 가운데 '고령 운전자'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했다.

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7분쯤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시민 10여명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졌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모두 남성으로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 등이다.

사고를 낸 운전자 A씨(68)는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차량 2대를 들이받고, 인도와 횡단보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덮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 멈췄다. A씨는 갈비뼈가 골절돼 병원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조선호텔에서 차량을 몰고 나오다가 급발진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급발진은 차량 결함으로 인해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그러나 사고 이후 멈춰서는 A씨 차량의 모습이 담긴 다른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퍼지면서 '급발진이 아닌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 교수도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급발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며 "사고 영상을 보면 (A씨 차량이) 속도를 서서히 낮춰서 정확하게 정지한다. 급발진을 하면 추돌하지 않는 이상 멈추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A씨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스1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A씨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스1
사고 당시 A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원인이 차량 급발진이 아닌 A씨의 건강 상태 관련으로 드러날 경우 고령 운전자의 자격 유지를 두고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누리꾼들은 "50대만 넘어가도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왜 급발진 주장은 주로 노인들이 하는지", "60세 이상은 매년 운전면허 갱신하게 해야 한다" 등 지적했다.

반면 "요즘 60대가 무슨 고령이냐", "아직 사고 원인도 안 나왔는데 고령이 원인이라고 몰아가지 마라", "젊은 사람들도 사고 많이 낸다" 등 의견도 있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3만9614건으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로 1년 전(17.6%)보다 늘었다.

정부는 2019년 만 75세 이상 운전자들의 면허 갱신 주기를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다. 면허를 갱신하려면 인지능력 검사와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만 65세 이상 운전자는 교통안전교육 권장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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