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왕좌로 돌아온다"...서학개미 통곡하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07.0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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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 투데이] 미국 정치 불확실성에 다시 요동치는 채권시장...수익률 급등에 ETF 급락

편집자주 천조국 미국에서 벌어지는 오늘의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한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여온 미국 국채수익률이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경제적인 원인이 아니라 정치적 변수에 의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13.8bp 상승한 4.481%를 기록하고 있다. 장기물인 20년물과 30년물도 각각 14bp씩 올라 연이율은 4.753%와 4.642%까지 상승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비례한다. 최근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금리가 다시 치솟은 시점은 지난 주말부터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은 당초 약세로 여겨졌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경쟁력이 지난주 첫 TV토론 이후 거의 승산이 없다는 평가를 얻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과 그로 인한 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이 새삼 이뤄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일단 월가는 트럼프의 재집권과 그로 인한 경제 정책적 불확실성 보다는 행정부와 하원의회를 공화당이 모두 가져갈 가능성을 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정부의 무분별한 예산안 수립이나 선심성 포퓰리즘을 막아야 할 의회 권한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예산은 행정부 안을 하원의회가 검열하면서 셧다운 시기까지 줄다리기가 펼쳐지면서 견제와 균형의 모습을 갖춰왔다. 올해도 민주당 정부가 만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 관련 예산을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회가 심의하면서 방만성을 지적한 것이 비근한 사례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이후 대선 승자가 트럼프로 결정되면 공화당 주도의 정부가 만드는 예산은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의회가 검열하게 된다. 이 경우 과거와 같은 헤게모니 대립은 거의 없을 것이고 예산남용이 시작될 거란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하원에서 승인된 예산안을 민주당 주도의 상원이 다시 검열할 수도 있지만, 상원은 주로 외교와 국방을 도맡는 특성상 예산안 세부에 일일이 딴지를 걸 수도 없다.

"트럼프가 왕좌로 돌아온다"...서학개미 통곡하는 이유는
미국의 예산남용으로 시장에 더 많은 채권이 발행되면 국가부채가 커지고, 최근 2년간 막아놓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막대한 국가부채로 인해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통과된 대규모 감세 법안이 내년 만료될 예정인데 이것이 다시 연장될 가능성도 높게 본다. 투자자들은 공화당이 11월에 대승을 거두면 세금 감면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부가 분열될 경우 더 복잡한 협상의 대상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시장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혼란이 빚어질 거란 지적이다.

정치가 경제에 때이른 영향을 주면서 서학개미들은 울상이 됐다. 최근 국채금리 하락으로 다소 상승했던 미국 국채관련 상장주가지수펀드(ETF) 가격들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미국채 관련 ETF 3형제 가운데 3배 짜리 TMF(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는 지난달 중순 54달러까지 올랐던 주가가 이날 45달러대까지 빠졌다.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 역시 95달러였던 주가가 89달러대로 하락했다. 쿠폰 배당형인 TLTW(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 Strategy ETF)는 26달러 초반에서 25달러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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