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꿈틀' 고개드는 영끌족...주담대 3달간 15.5조 늘었다

머니투데이 이병권 기자 2024.07.0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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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주택담보대출 전월대비 증감액 추이/그래픽=김지영5대은행 주택담보대출 전월대비 증감액 추이/그래픽=김지영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3개월간 15조원 넘게 늘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다. 다만 금리 하락 속도가 더디고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에 따른 수요도 일시적이어서 증가세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552조1526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8466억원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지난 3월 말 이후 약 3개월 동안 15조5056억원 늘었다.



아파트 거래를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주담대가 늘었다. 국토교통부의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182건으로 2021년 8월(5054건) 이후 처음으로 5000건대를 넘겼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도 1만9842건으로 같은 기간 대비 16.1% 많아졌다.

'신생아 특례대출'의 흥행도 주담대 증가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연 1.2~3.3%의 낮은 금리로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의 대출을 해주는 정책대출 상품이다. 은행이 신생아특례대출을 실행한 이후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 대출채권을 양도해 유동화하는 과정이 3개월 정도 걸려 그 기간 은행 대출잔액으로 집계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이 시행된 2월부터 5월까지 서울·경기의 9억원 이하 중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3만8229건으로 전년 동기간 거래량 3만7257건보다 972건 증가했다.

주담대 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 문턱도 낮아졌다. 지난달 18일부터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2%대에 접어들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2.94~5.76%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초(3.48~5.78%)와 견줘 하단이 0.54%P(포인트) 떨어졌다.

주담대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가계대출도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월 대비 5조3415억원 늘어 708조57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대출도 정책금융 상품 '버팀목 대출' 수요가 늘면서 전월보다 3573억원 늘어 118조34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신용대출은 102조7781억원으로 같은 기간 2143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이내로 관리하기로 한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증가세를 주시하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평년에 비해 비슷하거나 조금은 더 거래량 회복이 이어져 주담대도 계속 늘 것"이라며 "다만 DSR 2단계 시행 소식에 6월 수요가 몰렸을 수 있어서 지금처럼 급격한 증가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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