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노스텔지어의 악마'…뉴진스 하니 '푸른 산호초'에 일본열도 '열광'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4.07.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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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뉴진스(NewJeans) 하니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돔에서 팬미팅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Bunnies Camp 2024 Tokyo Dome) 공연에서 일본 가수 마츠다 세이코의 곡 '푸른 산호초'를 부르고 있다./사진제공=어도어그룹 뉴진스(NewJeans) 하니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돔에서 팬미팅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Bunnies Camp 2024 Tokyo Dome) 공연에서 일본 가수 마츠다 세이코의 곡 '푸른 산호초'를 부르고 있다./사진제공=어도어


"하니는 단 3분으로 40년 전 일본을 끌어왔다"

그룹 뉴진스 하니(20)가 지난 26~2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팬 미팅 '2024 버니즈 캠프'에서 일본 가수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い珊瑚礁)를 부른 모습이 한국과 일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하니의 '푸른 산호초' 무대 영상에 달린 이 댓글은 2만1000여 명의 유튜브 이용자의 공감을 받았다.



하니가 부른 '푸른 산호초'는 일본에서 '국민 아이돌'로 불리는 가수 마츠다 세이코가 1980년 발표한 노래다. 일본의 '버블 경제'가 붕괴하기 전 일본의 번창하고 풍요로웠던 시절의 향수를 부르는 곡이기도 하다. 영화 '러브레터'에 등장하기도 해 한국에서는 이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팬 미팅 첫날 일자 앞머리에 삐죽삐죽하게 뻗친 단발머리 가발을 쓴 하니는 청량한 파란 줄무늬 티셔츠에 화이트 플레어 스커트를 매치한 '마린룩'을 입고 살랑살랑 춤을 추며 '푸른 산호초' 노래를 불렀다. 둘째 날엔 흰 블라우스에 마름모무늬 플레어 스커트 차림이었다.



80년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의상을 입고, 일본어로 곡을 소화한 하니의 모습에 일본 팬들은 환호했다.

그룹 뉴진스의 일본 도쿄돔 팬미팅 공연에서 춤을 추며 흥겨워하는 일본 팝 아트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모습. /사진=엑스(X·구 트위터)그룹 뉴진스의 일본 도쿄돔 팬미팅 공연에서 춤을 추며 흥겨워하는 일본 팝 아트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모습. /사진=엑스(X·구 트위터)
'엑스'(X), 유튜브 등 SNS를 통해 공개된 '푸른 산호초' 무대 영상을 보면 '푸른 산호초' 전주와 함께 하니가 등장하자 도쿄 돔을 꽉 채운 관객들은 함성을 쏟아냈다. 특별한 반응 없이 조용히 공연을 즐기는 일본 문화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반응이다.

관객들은 하니의 목소리와 함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당시 도쿄돔 현장에 있었다는 한 누리꾼은 "관객석의 모든 일본인이 하나로 통합되는 게 느껴졌다"며 엄청난 호응에 "도쿄돔 천장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뉴진스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던 일본 팝 아트 거물 무라카미 다카시가 하니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일본 언론도 하니 등 뉴진스의 무대에 주목했다. 산케이 스포츠, 닛칸 스포츠 등 현지 언론들은 1개 면 이상을 뉴진스의 이번 공연에 할애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여신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전설을 만든다"고 극찬했으며, 일본 오리콘 뉴스는 "대세 아이돌이 1980년대 노래를 청량하게 부르고 환한 미소를 띠며 객석을 감미로운 분위기로 만들었다"며 "노래가 끝난 뒤 암전돼도 도쿄돔에는 충격의 여운이 계속되고 환희로 가득 찼다"고 전했다.

일본 누리꾼 역시 "한국의 아이돌이 일본의 감성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아, 추억이여" "하니가 우리 할머니의 최애 곡을 도쿄에서 부르다니" 등의 반응을 보이며 호평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5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5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획력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그간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뉴트로'(새로움(New)과 복고(Retro)가 합쳐진 말) 감성을 선보여온 민희진 대표가 '푸른 산호초'로 또다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푸른 산호초'가 "일본이 가장 번성했던 시기에 가장 히트한 노래이자 일본인들의 자부심과 향수를 터치하는 곡"이라며 이를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엄청난 치트키"라고 감탄했다.

이외에도 "하니의 '푸른 산호초'를 듣자니 민희진은 정말 노스탤지어의 악마'구나 싶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국에선 아이돌 문화의 태동이자 가장 찬란했던 Y2K 때의 추억을 가져와 세련되게 어필하고, 일본에선 가장 찬란했던 일본 버블 시대 최고 아이돌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라니. 감각이 너무 좋다" 등의 극찬이 나왔고, 5900여 명의 공감을 샀다.

독보적인 국민 아이돌 마츠다 세이코의 곡을 선택한 민희진 대표의 과감함에 주목한 이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민희진만의 절대적인 특기를 실감했다. 민희진은 현재의 인물을 과거에 데려다 놓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며 "너무 정석이라 기피하게 되는 상징을 대놓고 인용하는 정면 돌파"라고 분석해 4700명이 넘는 누리꾼의 공감을 샀다.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에 따르면 지난달 26~27일 일본 도쿄돔에서 양일간 열린 팬 미팅에는 9만 1000여 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데뷔한 지 1년 11개월 만에 일본 도쿄돔에 입성한 뉴진스는 해외 아티스트 사상 최단기간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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