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봤다" 증언 쏟아져도 미국 대통령들 쉬쉬…'로스웰' 진실은?[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2024.07.02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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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47년 7월2일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UFO)가 추락했다. 사진은 당시 물체를 수거했던 제시 마셀 소령./사진=X(엑스, 구 트위터)1947년 7월2일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UFO)가 추락했다. 사진은 당시 물체를 수거했던 제시 마셀 소령./사진=X(엑스, 구 트위터)


미국과 소련이 한창 냉전 중이던 1940년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로스웰 UFO 사건'이 일어났다.

1947년 7월2일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UFO)가 추락했다. 다음날 한 농부가 로스웰에서 100㎞ 떨어진 곳에서 비행 물체의 잔해를 발견했고, 즉시 보안관과 지역 신문사에 연락했다.

당시 목격자들은 떨어진 물체가 찌그러졌다가 원상 복구되는 포일로 만들어졌고, 보부재엔 지구상엔 없는 이질적인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민간 조종사 케네스 아놀드가 워싱턴주 레이니어산 주변을 비행하다 비행기보다 약 3배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9개의 비행물체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보안관을 통해 사건을 보고 받은 미 육군 항공대는 7월7일 "비행접시를 수거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당시 물체를 수습을 맡은 사람은 제시 마셀 소령이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미군은 입장을 바꿨다. 비행접시가 아닌 '기상 관측용 풍선'이 떨어졌다는 것. 군의 입장 번복에 지역 언론사에서도 농부가 발견한 물체는 '은박지와 종이, 그리고 테이프 등'이었다며 보도를 정정했다.

"외계인 해부 영상 등장"…50년만에 해명 나선 정부
1995년 공개된 외계인 사체 해부 영상./사진=유튜브 'tVN 벌거벗은 세계사'1995년 공개된 외계인 사체 해부 영상./사진=유튜브 'tVN 벌거벗은 세계사'
1994년 미 공군은 47년 만에 공식 해명에 나섰다.


로스웰에서 발견된 잔해가 사실은 소련 핵실험 탐지를 위한 기구였다는 것이었다. 극비작전이었기 때문에 대중에게 공개하기 어려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약 1년 뒤 논란을 증폭시킬 영상이 등장했다. 당시 로스웰에서 발견된 외계인의 사체를 해부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10분짜리 영상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외계인'의 형상이 누워있는데, 상대적으로 머리가 크지만 사람처럼 눈과 코, 입이 있는 모양새였다.

물론 해당 영상은 지난 2006년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특수 효과를 맡은 존 험프리가 영상에 나온 외계인 모형을 제작했다고 고백하면서부터였다.

사건 50주년을 맞은 1997년, 미 국방부는 '로스웰 보고서: 사건 종결'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해 의혹을 종결하려 했다. 외계인의 사체라고 알려진 것은 군 작전상 이유로 떨어뜨린 인형이라고 발표했다.

관계자들의 끊임 없는 증언, 과연 진실은?
아버지 제시 마셀 소령이 로스웰 사건과 관련해 말해준 것을 인터뷰에서 전하고 있는 그의 아들 제시 마셀 주니어./사진=tVN '유퀴즈온더블럭'아버지 제시 마셀 소령이 로스웰 사건과 관련해 말해준 것을 인터뷰에서 전하고 있는 그의 아들 제시 마셀 주니어./사진=tVN '유퀴즈온더블럭'
당국의 공식 입장에도 잡음은 끊이질 않았다.

1970년대 말, 앞서 잔해 수거를 담당했던 제시 마셀은 자신이 봤던 로스웰 잔해가 '지구의 물건이 아닌 것 같다'고 증언했다. 그의 아들 역시 인터뷰에 출연해 "아버지는 제게 그때 본 것을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말라고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절대로 이야기하지 말라고 몇 번이고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또 당시 로스웰 기지에서 공보장교로 복무하던 월터 하우트의 유언도 주목받았다. 지난 2005년 사망한 하우트는 당시 비행접시 파편뿐만 아니라 외계인 사체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발견된 외계인 사체 2개는 1.2m 정도의 키에 비대칭적으로 큰 얼굴을 갖고 있었고, 방수 외투를 착용한 채로 발견됐다고 한다.

역대 미국 대통령과 유명 정치인도 로스웰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2014년 미국 인기 토크쇼 '지미 킴멜 쇼'에 출연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로스웰 사건이 수면 위로 떠 올랐을 때 엄청난 양의 편지를 받을 걸 예상했다"며 "그래서 그 당시 로스웰 사건 문서를 모두 파헤쳤다. 말 그대로 몽땅"라고 했다.

이어 "은하계가 팽창하면서 지난 2년간 20개 넘는 행성들이 우리 태양계 밖에서 발견됐다. 우주에 우리만 존재할 확률은 극히 낮다"며 외계 생명체에 대한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지난 2016년 당시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대통령이 되면 UFO와 외계인에 대한 정부 비밀문서를 공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2020년 자신의 자서전을 홍보하기 위해 유명 토크쇼 '레이트 쇼'와 인터뷰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외계인에 대한 진행자의 물음에 함구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UFO 발견을 은폐하려 한다는 음모론에 대해서 "예전엔 UFO와 로스웰 사건이 가장 큰 음모론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외계 비행물체를 갖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했다.

"외계인 시체 봤어"…'51구역'과 로스웰 사건이 남긴 의문점
51구역 사진./사진=SBS 달리51구역 사진./사진=SBS 달리
로스웰 사건은 UFO 음모론 중 지금까지 계속해서 회자되는 일 중 하나다.

특히 '51구역' 음모론과 함께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51구역은 국방부가 관리하는 1급 군사기지이다.

워낙 엄격한 보안 때문에 음모론자들은 로스웰 사건 때부터 51구역에서 외계인 혹은 UFO와 관련된 연구가 이뤄졌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이곳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밝힌 밥 라자르는 1989년 TV 쇼에 얼굴을 가리지 않고 출연한 뒤, 51구역에 9기의 비행접시가 보관돼 있었으며 매뉴얼에 외계인 시체 해부 사진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밥 라자르의 이력과 관련해 논란이 일면서 한때 그의 주장은 꺾이는 듯했다. 그러나 2018년, 30년 만에 다시 돌아온 그는 계속해서 자신이 과거 51구역에서 UFO에 관한 연구를 했으며 외계인을 봤다고 일관된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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