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게임에 논문 수준 딥러닝 기술 선행…'재미' 창출에 총력"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2024.07.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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렐루게임즈 김민정 대표·신승용 CTO 인터뷰

지난달 27일 크래프톤 역삼 오피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왼쪽부터) 렐루게임즈의 신승용 CTO(최고기술책임자)와 김민정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크래프톤지난달 27일 크래프톤 역삼 오피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왼쪽부터) 렐루게임즈의 신승용 CTO(최고기술책임자)와 김민정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크래프톤


"게임이 재미있는지 없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논문 수준 이상의 딥러닝 기술이 선행됐습니다."

신승용 렐루게임즈 CTO(최고기술책임자, 개발실장)는 지난달 27일 크래프톤 (272,500원 ▲1,500 +0.55%) 역삼 오피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AI(인공지능) 추리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이하 스모킹 건) 개발 과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AI를 활용해 만든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만큼 개발부터 출시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고.

신 CTO는 "게임이 재미있을지 없을지 프로토타이핑을 기획하는 것부터 굉장히 어려웠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딥러닝 모델에 대한 개발 및 연구가 동시에 병렬로 진행됐다"며 "이런 과정이 난도가 꽤 높았고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날 동석한 김민정 렐루게임즈 대표도 "어떤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딥러닝으로 구현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되더라도 재미가 없으면 또 한 번 허들이 생겼다"며 "사실 시장에 참고할 만한 자료도 없어 새로 길을 뚫고 가야 한다는 막막함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4일 렐루게임즈가 선보인 스모킹 건에는 오픈AI의 AI 모델 'GPT-4o(포오)'가 자체 기술로 맞춤 적용됐다. 게임 속 로봇 용의자들은 단순히 이용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수준을 넘어, 각자 부여된 개성 있는 말투로 실제 사람과 채팅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로봇 용의자들은 모호한 진술을 하거나 진술을 번복하기도 한다. 이용자는 로봇 용의자들의 진술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가려내야 하며, 날카로운 질문으로 사건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답변을 획득해야 한다.

언커버 더 스모킹 건. /사진=크래프톤언커버 더 스모킹 건. /사진=크래프톤
렐루게임즈는 GPT를 벗어나 자체 LLM(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해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김 대표는 "빅테크처럼 거창한 LLM이 아닌 게임에 어울리는 LLM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LLM 개발을 연구·검토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앞으로 게임에 AI와 딥러닝을 다양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단순 AI 게임이라는 상징성을 넘어, AI를 활용해 새로운 재미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다. 신 CTO는 "보통 게임에 AI를 적용하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NPC(비플레이어캐릭터)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린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여러 분야에 AI를 적용해 다양한 재미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신기술이 들어왔을 때 게임은 항상 가장 빠르게 적응했고 변화해 새로운 장르가 나온 것을 목도해왔다"며 "그 관점에서 게임 시장이 굉장히 치열하고 성공하기 힘든데 계속 똑같은 걸 반복하기보다는 새로운 곳에 가서 선도하는 것이 더 재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과 김창한 대표가 '게임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딥러닝도 어려운데 두 개를 다 하겠다고 하니 가치 있는 도전이다.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6월 크래프톤의 11번째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로 설립된 렐루게임즈는 '딥러닝과 게임의 융합'을 비전으로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와 혁신적인 게임 플레이의 발견을 추구한다. 출범 후 올해 5월 '마법소녀 루루핑'을 얼리엑세스 버전으로 선보였고, 지난달에는 더 스모킹을 정식 출시했다. 스모킹 건의 경우 현재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마법소녀 루루핑은 연내 공식 출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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