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는 왜 강우 콜드 게임 선언에도 그라운드에 남았나 "홈 주말 경기, 포기할 수 없었다" [잠실 현장]

스타뉴스 잠실=김동윤 기자 2024.06.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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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맨 왼쪽)이 심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이승엽 감독(맨 왼쪽)이 심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포기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습니다."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29일 경기가 강우 콜드 게임으로 결정됐음에도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은 이유였다.

두산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SSG 랜더스에 0-6으로 졌다. 5회부터 내린 비에 7회 초 SSG의 공격까지 진행된 강우 콜드 게임 패였다.



7회 초 종료 후 주심이 1루심에게 다가가 경기 중단을 논의했고 이때가 오후 6시 58분이었다. 그로부터 30분 뒤 심판진은 다시 그라운드에 나와 흙 상태를 점검했고 오후 7시 38분 콜드게임을 선언했다.

SSG는 선수단이 나와 인사를 하고 떠날 채비를 한 반면, 두산 선수단은 더그아웃에 대기하고 이승엽 감독의 판단을 기다렸다. 이승엽 감독은 직접 그라운드에 나와 심판진과 대화를 나눴다. 약 3분 간의 대화가 이어졌고 두산 선수단도 그라운드에 나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아있던 소수의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심판진은 날씨를 이유로 강우 콜드 게임을 선언했다. 오후부터 북상한 장마 전선은 30일 오전까지 중부 지방에 걸쳐 있었다. 앞서 오후 6시 30분에 우천 중단했던 수원 KT-삼성전도 1시간을 기다렸지만, 결국 노 게임이 선언됐었다. 보통은 양 팀에 공평하게 말 공격까지 진행돼야 옳지만, 그날 날씨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본 것.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이날 잠실야구장에 모인 2만 20명의 팬들을 생각했다. 어필할 시점에는 빗줄기가 약간 가늘어졌고 최근 KBO 리그의 흐름을 본다면 6점의 점수는 쉽게 포기할 점수 차가 아니었다.

30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우리가 봤을 땐 비가 잦아들고 있었다. 우리도 (7회 말) 공격은 해야 한다 생각했고, 홈 주말 경기였다. 포기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다. 비가 잦아든 상황에서 내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하면서도 "심판진은 경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결정을 이해했다.

경기는 졌지만, 선발 투수 김동주의 103구 역투에 지친 불펜진에 숨통이 틔였다. 이 감독은 "불펜이 휴식을 많이 취했다. 최근 본의 아니게 초반에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필승조를 더 아꼈다. 오늘(30일) 경기는 모든 선수가 대기한다. 많은 휴식을 취했고 오늘 경기를 이겨야 6월을 5할 승률로 마칠 수 있다. 오늘 승리해서 6월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강승호(2루수)-김기연(포수)-이유찬(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최원준.

이에 맞선 SSG는 최지훈(중견수)-추신수(지명타자)-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박성한(유격수)-김민식(포수)-박지환(2루수)-전의산(1루수)-정현승(좌익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오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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