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AI에 100조 투자…SK, 새 성장 스토리 나왔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박미리 기자 2024.06.3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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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


SK그룹의 새 성장 스토리가 나왔다. 'AI(인공지능) 밸류체인'에 5년간 100조원에 육박한 투자를 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등 그룹이 가진 AI 경쟁력을 극대화해 AI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것. 그룹이 직면한 위기 역시 AI 밸류체인을 통한 압도적 성장으로 돌파한다는 정공법이다. 그룹 경영 체계이자 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 SK 경영관리체계)'로 재무장해 이 같은 성장 스토리를 실현한다는 복안이다.

SK그룹은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이상 화상 참석),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20여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이 같은 전략 방향에 뜻을 모았다고 30일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우리에겐 '질적 성장' 등 선명한 목표가 있다"며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 등에 속도를 내 시장에 기대와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SK 경영진은 이번 회의에서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으로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고,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 투자와 주주환원 등에 활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FCF(잉여현금흐름)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포함됐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은 AI 밸류체인에 집중 투자된다. △HBM을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 등이 앞으로 그룹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나갈 AI 밸류체인이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 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만 약 80%인 82조원을 쏟아붓는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AI 밸류체인 관련에만 100조원에 육박한 자금이 투자되는 셈이다.

새 성장스토리 실현을 위한 조직도 마련됐다. 이번 회의에서 최고경영진은 AI·반도체 밸류체인 관련 계열사 시너지 강화를 위해 7월 1일 부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위원장으로 보임하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SKMS 정신을 기반으로 운영 개선 등 '경영의 기본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다가올 큰 기회에 대비해 성장의 밑거름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것이 이번 회의의 출발점이자 결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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