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2026년까지 80조 재원 확보…AI·반도체 등 집중 투자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6.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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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3년간 30조원 FCF, 부채비율 100% 이하
'SK DNA' SKMS 회복 통한 '질적성장'도 추진
중복사업 구조조정 예고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


SK그룹이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해 AI(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미래성장 분야에 투자한다. SK 경영의 근간인 SKMS(SK경영관리시스템) 정신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추진해 '질적 성장'도 추구한다.

3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CEO(최고경영자) 20여명은 지난 28~29일 진행한 '경영전략회의'에서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으로 오는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운영 개선을 통해 3년 내 30조원의 FCF(잉여현금흐름)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이번 회의에서 CEO들은 AI·반도체 밸류체인에 관련한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내달 1일 부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위원장으로 보임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까지 확보하기로 한 80조원과 별도로, 2028년까지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약 80%(82조원)를 투자한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전체 계열사 수를 '관리 가능한 범위'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각사별 내부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그룹 고유의 경영체계인 SKMS와 수펙스(SUPEX) 추구 정신의 회복과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데도 인식을 같이 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9년 처음 정립한 SKMS는 자율과 책임,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 최고의 경쟁력 등 가치가 담긴 SK의 DNA로 통한다. SK는 SKMS를 이천포럼(8월)과 CEO세미나(10월) 등 주요 경영회의체에 토론 의제와 중점 과제로 정해 각사별 실천 활동을 공유하고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최창원 의장은 "우리에겐 '질적 성장' 등 선명한 목표가 있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면서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 등에 속도를 내서 시장에 기대와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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