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투표율 40% '사상 최저'…7월5일 결선 투표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6.2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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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제14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이란 테헤란의 한 투표소에 줄 서 있는 여성들의 모습. /사진=뉴스1, 로이터지난 28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제14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이란 테헤란의 한 투표소에 줄 서 있는 여성들의 모습. /사진=뉴스1, 로이터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사망해 지난 28일(현지시간) 진행된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 투표율이 40%로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내무부는 29일 제14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종 투표율이 4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율 40%는 총선과 대선을 모두 합쳤을 때도 제일 낮은 수치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래 대선 최저 투표율은 2021년 대선의 48%였다. 지난 3월 치러진 총선 투표율은 41%로 총선 역사상 가장 낮았다. 외신은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낮은 이유로 현재 지도부에 대한 국민적 회의감을 지적했다.

2022년 9월 '히잡 미착용'을 이유로 도덕 경찰에 연행된 소녀 마흐사 아미니가 구금 사흘 만에 의문사한 것을 계기로 이란 전역에선 반(反)정부 시위가 거세게 일었지만,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사회 변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란의 최고 종교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직접 높은 투표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지만 전 국민적 정치 무관심 현상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동시에 개혁 성향의 이란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엑스)에 '선거는 서커스'라는 해시태그(#)를 올리며 투표 보이콧 운동을 벌였다.

투표에 참여한 개혁 성향의 이란인들은 4명의 후보 중 유일한 개혁파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국회의원에게 표를 몰아줬다. 페제시키안 후보는 이날 정오 발표된 최종 개표 결과 득표율 42.5%로 1위에 올랐다.

다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오는 7월5일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하메네이 충성파'로 꼽히는 핵 협상 전문가인 사이드 잘릴리 전 외무차관과 개혁파 페제시키안 후보가 맞붙는다. 잘릴리 후보는 이날 득표율 38.6%로 2위를 기록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13.8%의 득표율로 낙선했다.


한편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아제르바이잔과 이란 국경에 양국이 공동 건설한 댐 준공식에 참석한 후 헬기를 타고 수도 테헤란으로 이동하다가 추락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이란 헌법 131조는 대통령이 사망할 경우 최대 5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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