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질환' 치료받다 숨진 중국 여성…알고 보니 "임신 7개월"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2024.06.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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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허난성 난양시의 23세 대학생 여성(가명 '릴리')이 사생아를 임신한 상태에서 신장 질환으로 진단받은 뒤 갑작스럽게 사망한 사고를 보도했다.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지난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허난성 난양시의 23세 대학생 여성(가명 '릴리')이 사생아를 임신한 상태에서 신장 질환으로 진단받은 뒤 갑작스럽게 사망한 사고를 보도했다.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서 사생아를 임신한 여성이 오진으로 잘못된 치료를 받고 사망해 논란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허난성 난양시의 23세 대학생 여성(가명 '릴리')이 사생아를 임신한 상태에서 신장 질환으로 진단받은 뒤 갑작스럽게 사망한 사고를 보도했다.

중국의 음력 설 '춘절'을 맞아 릴리는 부모님을 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오랜만에 딸을 본 부모는 평소 날씬하던 릴리가 살이 많이 쪘다고 생각했고, 일상생활 속에서 호흡곤란을 느끼는 딸을 목격하기도 했다.



릴리가 복통을 호소하자 그의 아버지는 '등저우 인민 병원'으로 딸을 데려갔다. 이곳에서 신장 질환 진단을 받은 릴리는 호르몬 치료를 받고 처방받은 감염 치료제를 복용했다.

얼마 뒤 릴리의 증상은 더 악화돼 '난양 제일 인민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가족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단순 신장 질환인 줄 알았던 딸이 사실은 임신 7개월 차였고 사생아를 품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진료 기록엔 "환자의 복부가 팽창돼 임신 후기와 비슷했으며 초음파 검사 결과 임신이 확인됐다"며 "가족들이 임신을 부정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또 다른 병원으로 다시 옮겨진 릴리는 그곳에서 응급 제왕 절개 수술을 통해 아이를 빼냈다. 그러나 혼수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임신 사실을 안지, 약 9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처음 신장 질환으로 오진했던 등저우 인민병원을 비판했다. 릴리 아버지는 "딸은 신장 질환으로 오진 받고 호르몬 요법으로 학대받았다"며 "임신 사실을 숨겼다고 해도 병원에서 그걸 발견하지 못한 건 말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논란이 일자 현지 당국은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1일 등저우 보건위원회는 릴리의 사망은 병원과 가족 모두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보건위원회는 "이번 사건은 당초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사실대로 밝히지 않은 데다 의료진이 오진해 일어난 의료 사고"라며 "관련 직원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중국 내에서는 오진한 병원은 물론 릴리가 혼전 임신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도록 만든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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