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지민, 들을수록 행복해지는 ‘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

머니투데이 한수진(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4.06.2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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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공개한 솔로 2집 '뮤즈' 선공개곡에 팬들 호평 쏟아져

사진=빅히트뮤직사진=빅히트뮤직


“들을수록 행복해진다.” 방탄소년단 지민이 지난 28일 발표한 솔로 2집 ‘MUSE(뮤즈)’의 선공개곡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 (feat. 로꼬)(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 음원플랫폼 앨범 창에 달린 댓글이다. 이 청자만 느낀 감상은 아닌 듯 대다수의 댓글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필자의 감상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솔로 지민의 음악을 애정하던 이라면 이 노래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가 솔로로서 들려준 음율이 고뇌와 성찰 같은 저변의 감성에 기반했을지라도, 음악을 작업하는 과정은 지민에게 행복한 행위였음을 알려주는 곡이기 때문이다.

직관적 풀이가 어려운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라는 곡 제목의 탄생 비화는 지민이 첫 솔로 앨범 'FACE(페이스)'를 작업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민은 음악 프로듀서 피독(Pdogg), GHSTLOOP, EVAN과 작업실에서 합숙하며 ‘FACE’를 만들었다. 이때 함께 한 프로듀서들에게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들은 원팀이 되어 음악 작업에 몰두했다. 그래서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의 가락은 흥미롭다. ‘FACE’는 지민의 자기 회의에서 파생된 음울한 멜로디로 채워졌다. 때문에 ‘FACE’에 중첩된 지민의 흔적은 정열적이지만 어둡다. 하지만 이는 진정성(당시의 자아를 투영한) 있는 결과물을 위한 하나의 감성적 매개일 뿐, 음악에 대한 지민의 마음은 이번에 발표한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에 깃든 행복감일 것이다.



지민은 자신이 그토록 애타게 사랑한 음악의 근원적 마음을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를 통해 들려준다. 사방으로 흩날리는 꽃잎 같은 맑고 밝은 멜로디를 흩뿌리며 “눈부신 하늘과 흩날리는 꽃들도 함께”할 거라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은 뒤 “I wanna hold your hand”라고 손을 내민다. 그리고 “시작된 건 6월 12일”이라는 가사로 방탄소년단의 데뷔 쇼케이스 날짜를 되새기며 자신과 팀의 음악이 세상에 울려퍼진 날을 ‘행복의 퍼레이드’로 회고한다. 유쾌와 환희가 뒤섞인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의 멜로디는 그래서 더 감동적이다.

BTS 지민, 들을수록 행복해지는 ‘스메랄도 가든 마칭 밴드’


특히 이 곡은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트 클럽 밴드)' 앨범에서 영감을 받았다.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는 수많은 록 밴드에게 영향을 미친 희대의 명반으로 꼽힌다. 콘셉트 앨범 형태를 갖춘 이 음반은 가상의 밴드인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공연을 본다는 설정을 취했다. 지민도 즐겁게 작업했던 ‘FACE’의 추억을 더듬어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라는 가상의 밴드를 설정했다. 곡 제목부터가 재미 요소다.

곡 제목 앞머리의 ‘Smeraldo’라는 단어의 어원도 특별하다. ‘Smeraldo’는 방탄소년단 세계관에 존재하는 가상의 꽃이다. ‘전하지 못한 진심’이라는 꽃말을 지닌 이 가상의 꽃은 방탄소년단 정규 3집 'LOVE YOURSELF 轉 'Tear'(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의 수록곡 '전하지 못한 진심 (Feat. Steve Aoki)'과 연결고리가 있다. 방탄소년단의 '전하지 못한 진심’은 연모하던 이에게 미처 고백하지 못한 화자의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지민은 그때 전하지 못한 진심을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의 달콤한 노랫말을 통해 대신 고백하며 사랑을 찾아준다는 전개를 이어갔다. 지민의 달콤하고 섬세한 음색으로 완성한 ‘Smeraldo’ 서사의 완벽하고 로맨틱한 맺음이다.

사진=빅히트뮤직사진=빅히트뮤직

지민의 목소리는 곡 메시지의 바이브를 올곧게 수반한다. 미성이면서 허스키한 독특한 음색은 곡에 풍부한 층위를 쌓고, 탁월한 강약 조절로 유쾌한 곡 분위기를 유연하게 조각한다. 지민의 목소리 자체가 이 노래의 메시지를 탄탄하게 만든다. 딕션이 명료하면서 담백한 로꼬의 래핑도 지민의 목소리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이 곡은 발매되자마자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TOP 100’ 실시간 차트 순위권으로 곧장 직행했다. 팬이 아니더라도 기꺼이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할 만한 대중적 미덕까지 있는 곡이다. 그리고 이 곡은 단지 서두에 불과한, 솔로 2집의 선공개곡이라는 점은 청자들을 더욱 흥분하게 만든다. 지민이 떡밥처럼 던진 ‘Smeraldo Garden Marching Band’조차 환희 가득한 음률로 가득한 데, 메인 트랙은 얼마나 실하게 준비했을지 기대가 멈추지 않는다. 지민의 솔로 2집 ‘MUSE’가 발매되는 7월 19일이 애닳도록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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