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에서는 △주가와 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 △주가 변동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 △소형주는 투기자본의 표적이 되기쉽다 등의 반응이 나오지만 역시 주가상승의 배경에 대해서는 시원한 분석을 내놓지 못한다. 이상한 것은 주가 뿐 아니다.
현지에서는 A사의 이상거래와 관련해 한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에 확인해보니 한국 투자자이 최근 1개월간 사들인 A사 주식이 200억원을 훌쩍 넘었다. 매도한 금액은 36억원 가량이었다. 이 회사 주가가 하루만에 50% 가까이 하락할 때도 한국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들였으니 현지에서도 관심을 끌 법 했다.
국내 투자자가 A사 주식을 매수한 이유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회사 실적이 대폭 개선됐지만 급등세를 설명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종목은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메이투안, 바이두 등 중국의 쟁쟁한 대기업보다 거래가 많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의 홍콩 주식 매수 상위권 통계에는 대규모 매수세가 의아한 기업이 다수 있다. B사, C사, D사 등 인지도도 낮고 시가총액이 1억 홍콩달러(약 177억원)도 되지 않는 소형주들인데 한국인 매수상위 종목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당 주식을 매입했다는 투자자는 "해외 주식 리딩방의 추천으로 매수했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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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늘어났는데 누군가의 추천에 현혹되지 말고 본인이 투자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공시나 기사, 기업 실적이나 사업 실체를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도 고심하는 나스닥의 중국기업…연쇄 주가폭락에 심사강화
2023년 1월~2024년 1월 상장 중국 기업들의 올해 주가 증감률. /그래픽=윤선정 기자.
27일 미국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심의위원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8일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65곳, 시가총액 합계는 8480억달러(약 1175조원)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상장 기업은 13곳 늘었지만 시가총액은 한화로 1820억달러(252조원) 가량 줄었다.
중국 기업 시가총액은 2021년과 비교해 50% 이상 줄어들었다. 2021년 11월1일 기준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60곳, 시가총액 합계는 1조8500억달러(약 2565조원)이었다. 올해 통계와 비교하면 1390조원 줄어든 수치다.
위원회에 따르면 시총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중국 경제와 기업의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 외에도 중국 국영기업(SOE)의 자진 상장폐지다. 최근 3년간 미국에서는 중국동방항공,남방항공을 비롯해 중국생명보험, 시노펙(중국석화),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 등이 상폐를 결정했다.
지난해 상장한 기업들의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 증시에 상장한 24곳 중 올해 주가가 오른 기업은 7곳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15곳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폭락 문제는 고질적으로 이어져 왔다. 중국 상장사 시가총액이 3년 만에 1390조원 감소하고, 지난해 상장한 기업들 중 상당수가 폭락했다.
이런 현상이 되풀이되자 나스닥은 중국계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심사를 크게 강화하는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스닥은 중국과 홍콩에 본사를 둔 소규모 기업의 IPO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나스닥 IPO를 신청한 중국계 기업 일부가 거래소로부터 상장 전 투자유치 과정에서 투자자의 신원과 독립성 확보 여부에 초점을 맞춘 질문을 받는 등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IPO 신청기업에 주식 상장 배경, 투자자와 회사 간 관계 등에 관해 묻고, 상장할 주식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서류와 실제 인수 과정에서 자금이 오갔다는 것을 증명하는 은행 서류 제출도 요구했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이런 유형의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IPO 관련 규정은 있었지만, (실제 시행은) 드물었다"며 이번 조사는 2년 전 상장한 중국계 기업의 주가 변동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미국 증시에 등록된 홍콩 핀테크 기업 AMTD 디지털과 중국 의류업체 아덴텍스그룹 등의 주가는 상장 후 최대 3만2000%까지 급등했다가 단시간에 폭락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AMTD는 고점 대비 99% 넘게 빠졌다.
올해 들어 중국과 홍콩 소규모 기업의 나스닥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시장의 장기 침체로 국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미·중 갈등에도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당국이 해외 상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점도 중국계 기업들의 나스닥 도전을 부추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