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 자금 65조, 홍콩 증시로…'은행·반도체·통신' 사들였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6.3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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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올 상반기 한화 약 65조원에 달하는 중국 본토 자금이 홍콩 증시로 순유입돼 시장 상승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홍콩으로 유입될 중국 본토 자금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중국 증권전문매체 상하이증권보는 올 들어 6월27일까지 '남향 자금'을 통해 홍콩 증시에 순유입된 중국 본토 자금이 3646억홍콩달러(약 64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7% 증가한 규모이며 지난 한 해동안 유입된 3112억홍콩달러(약 55조원)를 웃도는 것이다.



남향 자금은 중국 본토에서 후강퉁·선강퉁을 통해 홍콩 증시로 투자되는 금액을 뜻한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남향 자금의 순유입 규모는 2020년 기록한 6414억홍콩달러(약 114조원)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남향 자금이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파는 패턴을 보였다면 올 상반기에는 꾸준한 매수를 지속하며 보유 지분을 늘렸다는 특징이 있다. 6월 27일까지 남향 자금은 19주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 중 30거래일의 일일 순유입 금액은 50억홍콩달러(약 8850억원)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홍콩 항셍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올해 홍콩 항셍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중국 본토에서 유입된 자금들은 경기 방어주 및 경기 사이클 저점에 놓여 있는 은행·반도체 업종을 선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6대 국유은행(중국은행·공상은행·농업은행·건설은행·교통은행·우정저축은행)의 H주를 총 1300억홍콩달러(약 23조원) 넘게 사들였다. 이는 올해 중국 정부가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은행 등 국유기업의 주주환원정책이 큰 폭 개선된 영향으로 보인다.

통신·에너지 등 펀더멘털이 양호한 업종에도 유입돼 올해 홍콩 항셍지수 반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1월 22일 1만4961.18까지 하락했다 약 4개월 만인 5월 20일 1만9636.22로 30% 넘게 급반등했다. 이후 다시 하락 전환해 최근엔 1만800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의 중장기 전망은 밝은 편이다. 프랭클린 템플턴 씨랜드 자산운용은 "최근 항셍지수 약세는 올 1월 저점 대비 단기간 30% 반등한 것에 대한 기술적인 조정으로 볼 수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지수는 저점으로 평가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2~3년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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