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투자시장 AI거품론··닷컴버블과 같을까? 다를까?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4.06.3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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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최근 주가 추이 수정/그래픽=임종철엔비디아 최근 주가 추이 수정/그래픽=임종철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주는 미국 기업들의 주가 약세가 나타나면서 AI(인공지능) 붕괴론이 다시 고개를 든다. 이들 기업들은 AI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반도체 칩을 만든다. 특히, 출렁이는 엔비디아 주가가 위기론을 더 자극했다. 일각에선 2000년대 '닷컴버블' 상황까지 거론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의 27일(현지시간) 기준 주가가 전 거래일과 비교해 7.12% 급락했다. 전날 발표한 실적발표가 영향을 미쳤다.



실적 자체는 시장 예상치보다 좋았다. 하지만 높아질 대로 높아진 반도체 업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8일에도 0.53% 하락세를 이어갔다. 마이크론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역시 27일 1.91%에 이어 28일 0.36% 하락 마감했다. 미국 시장의 관련 업종이 하락하자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도 고전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박스권이거나 약세다.

이와 관련해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주의 약세를 AI 랠리 붕괴론 혹은 AI 거품론과 연결시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최근 주가 흐름에 주목한다. 시가총액 1위를 달성한 이후 현지시간으로 20일부터 삼거래일 연속 주가가 크게 빠졌다. 25일과 26일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27일과 28일 다시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2000년 3월 시총 1위를 찍고 이듬해 주가가 붕괴를 맞으며 닷컴버블의 시발점이 됐던 시스코를 떠올린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시스코의 경우 2000년대 버블닷컴 이전 2년간 주가가 약 600% 가량 올랐는데, 엔비디아 역시 비슷한 기간 700% 가량 오른 점을 공통점으로 지적하기도 한다.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로 투자했었지만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던 기억에 대한 투자자들의 트라우마가 이 같은 비유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의 실체가 없었던 시스코와 AI 사회로의 전환이 분명한 상황에서 성장가능성이 여전한 엔비디아를 비교하는건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AI 및 반도체 기업들의 국내외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최근 AI 발전 진행속도를 보면 닷컴버블 시대의 허상과는 다르게 볼 수 있다"며 "AI가 실제 생활과 결합되면 사회 전분야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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